함께 팔았더니 매출이 13배‥해외진출 '덤'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1.05.3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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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유통업계, 동반성장의 현장을 가다-3]홈플러스 PB업체 꽃샘종합식품

↑꽃샘종합식품은 홈플러스의 지원으로 중국 테스코에 액상차를 납품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테스코의 한 매장에 진열된 꽃샘종합식품의 액상차.↑꽃샘종합식품은 홈플러스의 지원으로 중국 테스코에 액상차를 납품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테스코의 한 매장에 진열된 꽃샘종합식품의 액상차.


중국 상하이 한 대형마트 매장의 차(茶)제품 코너. '한국진구(韓國進口)'란 문구와 함께 태극문양 라벨이 새겨진 액상차들이 매대에 진열된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韓國進口'는 '진짜 한국상품'이란 뜻이고 그 액상차 제품은 글로벌 유통그룹인 테스코에 납품하는 '꽃샘종합식품'의 꿀유자차, 꿀대추차들이다. 이들 제품은 중국 각지에 있는 테스코(67개 점포)와 월마트(300개 점포) 어디서나 볼수 있다. 꽃샘종합식품은 지난해 이들 글로벌 유통업체에 500만달러어치를 납품했다.



대기업도 중국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액상차를 만드는 중소업체가 어떻게 차(茶)의 본산지 국가에 이들 제품을 수출할 수 있었을까. 꽃샘종합식품의 이형호 전무는 "홈플러스와의 신뢰 관계가 아니었으면 (수출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1992년에 창립한 이 회사는 당초 국내 식품회사에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납품해 오다가 홈플러스 바이어로부터 상품성을 인정받아 97년부터 홈플러스에 꿀과 차 관련 제품을 공급해 온 PB(자체브랜드)제품 생산업체이다.



홈플러스의 매장 수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꽃샘종합식품의 매출도 급신장했다. 97년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 규모가 연간 20억원 안팎에 머물던 이 회사는 2003년 100억원, 2009년에는 200억원을 돌파했다. 제품도 다양해졌다. 순수 꿀제품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꿀을 함유한 유자, 대추 등 국내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액상차 제품 10가지 이상으로 늘었다.

꽃샘종합식품은 이 여세를 몰아 공장 신증설에 들어갔다. 2007년 6000㎡ 규모의 최첨단 신규 공장을 준공하면서 더욱 위생과 품질제고에 박차를 가했다.

홈플러스의 납품 이후 행운은 거듭됐다. 외국 바이어들이 홈플러스 매장을 들러 우연히 꽃샘종합식품의 꿀액상차 제품을 샘플로 사간 뒤 이들 제품을 보내달라는 수출 주문이 쏟아졌다. 일본, 홍콩, 대만은 물론 미국 시장까지 수출하는 업체로 발도움하게 됐다. 2003년에는 우리 농산물을 가공해 수출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이 표창하는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꽃샘종합식품은 2009년 수출에서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게 된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게 되자, 홈플러스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테스코에 납품할 것을 제안했다. 글로벌 소싱 네트워크 체제를 갖춘 테스코 그룹을 통해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 지원을 해 보자는 홈플러스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중국 테스코와의 납품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원래 테스코에 납품하기 위해선 검사절차가 1년 이상 걸릴 정도로 까다롭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중국 테스코와의 협의를 통해 이를 생략했다. 단 3개월 만에 성사된 일이다.

김승하 홈플러스 차주류팀장은 "PB상품 선정을 위해 홈플러스가 실시하는 품질관리 등의 절차가 무척 까다롭다는 것을 중국 테스코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믿고 실사 등의 절차를 생략한 것"이라면서 "당시 우리가 한 일은 검증된 자료를 보내준 것이 전부"라고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중소업체들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 영국 테스코그룹과 3자간 MOU를 맺었다. 사진은 수출 상담회 모습.↑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중소업체들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 영국 테스코그룹과 3자간 MOU를 맺었다. 사진은 수출 상담회 모습.
중국 테스코 매장에서 국산 액상차의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 월마트에서도 납품 요청이 들어왔다. 이를 위해 꽃샘종합식품은 월마트의 품질관리시스템과 위생시설를 받았는데, 실사점수가 100점 만점에 98점였다. 역대 최고 수준의 평가 점수였다며 중국 월마트도 놀라워했다.

꽃샘종합식품은 지난해 수출 50여억원을 포함해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에 납품한지 불과 13년이 안돼 1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형호 전무는 "다음달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중국에 이어 연내 태국과 테스코그룹 본사인 영국 매장에도 납품할 계획이어서 올해 수출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꽃샘종합식품 외에도 모나리자, 보국전자 등도 홈플러스와의 인연을 맺은 뒤 해외 판로를 열고 중견기업으로 커 온 사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많은 중소업체들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 영국 테스코그룹과 3자간 MOU를 맺었다. 홈플러스와 코트라가 국내 우수 중소업체를 발굴하면 테스코가 전세계 14개국의 그룹사 매장에서 판매한다는 것이다. 현재 최종 선발된 중소기업 16개사가 '꽃샘종합식품'과 같은 코스를 밟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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