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517억4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2010년도 12월 결산법인 코스피 660개사 가운데 16번째로 높다.
한진중공업이 이처럼 저조한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택 등 건설부문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한진중공업의 건설부문 자산 보유액은 지난 2008년 2473억원에서 2009년 1838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 1065억원으로 2년새 반토막 이상 날아갔다.
앞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용지 규모도 2008년 860억원에서 지난 2009년 204억원, 지난해 130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용지 자산액이 줄어드는 것은 기존 부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땅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증권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건설경기 침체로 '빅10'을 제외한 대부분 건설사의 실적이 좋지 않지만 특히 한진중공업이 적자전환한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반건설사와 달리 포트폴리오가 조선, 건설 등으로 양분화돼 있음에도 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 양쪽 사업에서 모두 실패했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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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뿐 아니라 조선 사업부문도 위기에 봉착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단 한건도 일감을 따내지 못했다. 올 1분기 현대중공업이 71억달러,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34억달러, 23억달러를 수주한 것과 대조적이다.
B증권사 조선담당 애널리스트는 "한진중공업의 조선·플랜트부문 재고자산은 지난 2008년 1520억원에서 2009년 684억원, 2010년 442억원으로 각각 줄었다"며 "선박이 잘 팔려서 재고가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신규 수주가 전무한 한진중공업의 경우 현재 건조중인 선박을 인도한 뒤에는 일손을 놓아야 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