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민간아파트 청약, 해? 말아?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1.03.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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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전문가들이 보는 민간 보금자리, '고'냐 '스톱'이냐

보금자리주택지구에 들어서는 민간아파트가 내달 처음으로 분양을 시작한다. 울트라건설은 4월경 서울 서초우면지구 A1블록에 서초 참누리 에코리치 550가구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보금자리 민간아파트는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택지를 민간 건설사에 싸게 공급하고, 민간 건설사는 값싼 택지에 주택을 지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다수에게 공급하기 위한 목적의 아파트다. 보금자리주택이 국민주택형인 85㎡ 미만으로 국한돼 공급되는 한계를 고려, 정부가 민간에 85㎡ 초과분을 떼어준 것이다.



◆주변보단 싸지만 작년 공공분양 가격의 2배

처음으로 민간 건설업체가 보금자리지구에 들어선 만큼 책정가격을 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보금자리 청약요건을 갖추지 못한 수요가 강남권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민간 보금자리가 수요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첫번째 평가 인만큼 정부나 건설업계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아직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잠정 가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공공이 분양한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비싸다’는 평가와 주변 시세에 비해 ‘싸다’는 평가다.

현재 이 단지의 3.3㎡당 가격은 19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분양한 보금자리의 가격은 1000만원 내외였다. 잠정 가격만 놓고 봤을 때 2배 가까이나 된다.

다만 주변의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주변 공급물량이 없어 제대로 된 비교는 어렵지만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중대형아파트의 가격은 3.3㎡당 2500만원 수준이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청약하고 볼 일’이라는 의견이 있고, ‘차라리 다른 곳’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강남권 입성을 소망하는 가정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고, 가점을 충분히 갖춘 청약자라면 위례신도시 본청약을 노리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수요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부동산정보업체 연구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자격이 갖춰졌고 당첨가능성이 있는 수요자들이 서초우면지구 민간 보금자리 청약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지 '고스톱' 방식으로 답변을 구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 - 스톱!

의견 : 경쟁력 있는 수요자라면 당연히 스톱. 3.3㎡당 1000만원대에 눈높이를 맞춘 수요자들에게 1900만원대 분양가는 너무 높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도 뛰어난 편은 아니다. 위례신도시를 노려라. 커트라인은 40점대.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원 - 1고!

의견 : 우면지구는 부메랑 모양, 세곡지구나 위례신도시에 비해 단지가 동떨어진 느낌. 점수가 낮으면 일단 찔러보기식은 가능하다. 전매가 가능해 환금성 측면에서는 호재다. 가격적 메리트는 있다. 그러나 중대형이라면 당연히 위례신도시.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 - 2고!



의견 : 강남권 신규아파트에 대한 니즈는 항상 있어왔다. 도심 지역과 거리는 있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다. 인근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것이 큰 장점. 커트라인은 50점대 이상. 60점대 후반이라면 위례신도시로 방향 선회.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 - 2고!

의견 : 보금자리 수요 중 중대형에 관심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다만 광교 등 여타 신도시에 비해 개발 인프라가 부족해 보인다. 건설사의 브랜드 파워가 약한 것도 흠. 그래도 위치 등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낮지 않을 것. 커트라인은 60점 수준.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 - 3고!

의견 : 단지 인근의 우면동 대림아파트 131㎡의 호가가 10억~14억원 정도다. 중대형의 3.3㎡ 가격이 2553만원이다. 입지도 좋고 가격도 크게 싼 편이다. 자격과 조건이 갖춰졌다면 직접 도전하고 싶다. 무조건 쓰리고!

◆ 어떤 단지인가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로부터 3만9720㎡의 토지를 낙찰 받아 25층 6개동으로 단지 구성계획을 세웠다. 공급면적은 전용 101㎡(39평형) 325가구, 118㎡(45평형) 171가구, 134㎡(51평형) 43가구, 149~165㎡(58~64평형) 면적의 펜트하우스 11가구 등 모두 중대형이다.

위치 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조성된 곳이라 도심권에서 멀지 않다. 서초우면지구는 강남권 끝자락으로 우면2지구의 남쪽에 인접해있다.

과천-우면산 간 도시고속화도로가 단지를 가로지르고 경부고속도로 양재 IC와도 지척이다. 2013년 완공 예정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단지 앞 도로에서 시작되는 만큼 광역 도로망이 뛰어나다. 이번에 공급되는 A1블록은 이 단지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블록으로 지하철4호선 선바위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 생활환경도 이미 갖춰진 상태다. 코스트코와 이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 알짜 대형마트의 밀집지역이 단지와 가깝다. 녹지시설도 풍부하다. 북쪽으로 예술의 전당과 우면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양재천과 과천경마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청약 기준은

그동안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다. 마땅히 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목소리를 반영해 민간 보금자리주택의 청약 기준을 청약예·부금 가입자까지 넓혔다.



자격은 서울이나 과천시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자가 우선이다. 인천·경기 등 타 지역 거주자는 미달 시에만 기회가 있다. 지역별 예치금은 서울의 경우 101㎡이 600만원, 118㎡과 134㎡이 1000만원, 149~165㎡이 1500만원이다. 기타 광역시는 400만~1000만원, 과천시 및 기타 시도는 300만~500만원이다.

투기과열지구이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2주택자는 2순위로 밀려난다. 공공에서 분양하는 85㎡ 이하 보금자리아파트가 7~10년 보유, 5년 거주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 반면 면적이 넓은 민간 보금자리는 3년이라는 짧은 전매금지기간이 적용된다. 입주시점(2013년 9월 예정)에는 등기 후 곧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가점제 방식으로 절반을 뽑고 추첨제로 나머지를 충당하는 만큼 조건이 나쁘더라도 서울 과천 거주자라면 당첨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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