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의 반란, 동양·우투의 '벽'을 넘다

더벨 김현동 기자 2011.01.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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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더벨 리그테이블/DCM]DCM시장 최대 이변…NH투자증권은 추락

더벨|이 기사는 01월03일(06:5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이 반란에 성공했다. '전통의 강자'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주춤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의 강자였던 NH투자증권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달라졌다.



2010년 부채자본시장(DCM)의 최대 히어로는 단연 SK증권이다. 전체 국내채권 대표주관 2위, 인수는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SK증권의 대표주관·인수 순위는 각각 8위, 7위였다.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동양종금과 우리투자의 벽을 보란듯이 넘었다.

◇ SK증권, 대표주관 2위·인수 1위..'강점 혁명'



3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SK증권은 2010년 전체 국내채권 대표주관 2위, 인수 순위 1위에 올랐다. 국내채권(ABS, FB 제외) 순위에서도 대표주관 2위, 인수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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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의 약진은 2010년 3분기 실적에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금융지주사채권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대표주관·인수를 독식했기 때문이다. SK증권의 2010년 발행사별 대표주관·인수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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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은 전통적으로 금융지주사채권과 여전채에 강점을 갖고 있다. 2010년 회사채 발행 규모 상위 30개 기업을 보면, 절반 이상이 금융지주사와 여전사로 발행 규모로는 70%를 차지했다.



실제로 SK증권은 2010년 최대 발행사 10곳 가운데 5곳(신한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인수 실적에서도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카드 등이 전체 인수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금융지주채권과 여전채 주관·인수 비중이 높긴 했지만, 2009년과 2010년을 비교해보면 전략적으로 강점이 있는 금융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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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관계자는 "여전채 인수가 많이 늘어나서 순위에 반영이 된 것 같다"며 "올해 여전채가 많이 발행될 것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2010년 여전채 발행량은 24조원으로 2009년(15조원) 대비 1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ABS 발행은 2009년 19조원에서 2010년 11조원으로 줄었다.

SK증권의 여전채 대표주관 실적은 2009년 58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1조 7650억원으로 불었다. 인수금액 역시 3550억원에서 1조 1350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회사채 인수 실적도 4대 금융지주사채권과 여전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SK증권의 성공 배경에는 제한된 포트폴리오라는 약점보다, 금융지주사채권과 여전채에 특화된 자신만의 강점을 극대화시킨 집중력이 있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SK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 간의 '바터'를 지적하기도 한다.

SK증권의 회사채 인수 물량 가운데 신한금융지주 소속 물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신한금융투자는 SK그룹 채권을 많이 인수해 암묵적인 교환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SK증권의 전체 인수 물량 가운데 11%는 하나금융그룹 채권이다. 하나대투증권은 2조 8174억원의 인수 물량 가운데 13%를 SK그룹 채권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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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SK증권의 순위가 오르면서,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의 인수 실적도 크게 올라갔다. 신한금융투자의 전체 국내채권 인수 순위는 6위로 1년전에 비해 4계단이나 뛰었다. 하나대투증권의 순위 상승은 더 놀랍다. 2009년 19위였던 인수 순위는 11위로 상승했다. 하나대투의 원화채(ABS, FB 제외) 인수 순위는 16위에서 8위로 급부상했다.

◇ 동양종금·우리투자증권의 위상약화



2009년 베스트 채권하우스였던 동양종금은 전체 국내채권 대표주관 1위로 체면을 지켰다. 하지만 인수 순위는 2009년 2위에서 7위로 주저앉았다.

여전채와 ABS의 역전현상이 순위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동양종금의 원화채(ABS, FB 제외) 인수 순위는 3위에서 4위로, ABS 인수 순위는 2위에서 4위로 밀렸다. 하지만 점유율에 큰 차이는 없다. 그렇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난 여전채는 대응이 부족했다. 2009년 여전채 대표주관·인수 2위였던 동양종금은 2010년 대표주관 8위, 인수는 11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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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은 ABS를 제외한 원화채권 인수 순위에서 2008∼2009년 2년 연속 1위였다. 하지만 2010년에는 SK증권에 선두를 빼앗겼다. 다만 ABS와 여전채를 제외한 원화채 인수 순위 1위는 지켰다. 하지만 SK증권이 턱밑까지 따라왔다. A급 이상 우량 회새채 인수에서는 SK증권·한국투자증권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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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LG그룹 계열에 비해) SK그룹의 발행 물량이 많았고, SK증권이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기업집단 별 인수 물량을 살펴보면, 2009년에 비해 2010년 인수 규모가 전체적으로 줄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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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의 추락



ABS 발행 급감으로 과거 톱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던 NH투자증권은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의 2010년 원화채권 대표주관 순위는 18위, 인수는 15위에 그쳤다. 2009년 순위는 각각 9위, 10위였다. 강점을 보이던 ABS 발행이 준 것이 치명타였다. 2010년 ABS 발행규모는 11조원으로 2009년(19조원) 대비 42% 감소했다. 여전채는 2009년 15조원에서 24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반영하듯 NH투자증권의 ABS 인수 순위는 2009년 9위에서 11위로 떨어졌다. ABS 시장 점유율은 3.70%로 산업은행(12.71%) 대우증권(11.15%) 현대증권(10.07%)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2008년 NH투자증권의 ABS 인수 순위가 4위, 점유율은 9.3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날개없는 추락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ABS를 제외한 순위도 연 이어 떨어지고 있다. 2008년 12위였던 원화채(ABS 제외) 인수 순위는 2009년 11위에 멈췄으나, 2010년에는 17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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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이 강점을 키워나간 반면, NH투자증권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서도 키우지 못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힘들게 구축한 강점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수중에서 잃어버리면 다시 얻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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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대투·SC증권의 부상

2010년 DCM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하나대투·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등 중위권 증권사의 부상이다.



하나대투증권의 원화채권 대표주관 순위는 2009년 21위에서 12위로 올라갔다. 인수 순위는 19위에서 11위로 10위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일반 회사채, 여전채, ABS 모두 골고루 고른 성적을 보였다.

ABS, 여전채를 제외한 회사채 인수 순위는 2009년 16위에서 8위로 10위권에 진입했다. ABS 순위는 18위에서 9위에 랭크됐다. 기업집단 별로는 하나금융그룹(7200억원) SK그룹(3750억원) 롯데그룹(2100억원) 현대차그룹(2000억원) 신한금융지주(1900억원) 등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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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증권 역시 원화채 대표주관 순위가 19위에서 10위로, 인수 순위는 16위에서 14위로 올라섰다. ABS, 여전채를 제외한 원화채권 대표주관 순위와 인수 순위는 20위권에서 각각 12위, 15위까지 상승했다. 하나금융그룹(4000억원) 삼성그룹(3300억원) 현대차그룹(2483억원) 롯데그룹(1900억원) 신한금융지주(1500억원) SK(1250억원) 등에 집중한 덕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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