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산 만년필 구하느라 진땀"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01.08.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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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입학 서명은 몽블랑, 그러나 졸업 서명은 국산 아피스 만년필"

1997년 11월 21일 임창열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프랑스제 몽블랑 만년필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신청서에 서명했다.

그로 부터 3년 9개월 뒤인 2001년 8월 23일.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IMF 졸업장이라 불리우는 차입금 최종 상환 결재서류에 서명하면서 국산 아피스 만년필을 사용했다.
전 총재가 국산 만년필을 고집하는 바람에 비서실에서 며칠전부터 남대문시장의 문구점 등을 이잡듯이 뒤진 끝에 국산 만년필을 구했다는 후문.



한은 총재 비서실 관계자는 "국내에서 만년필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IMF관리체제를 겪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년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게 돼 국산 만년필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면서 "문구점에서 판매중인 만년필이 대부분 외국제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서명에 사용된 만년필은 한국은행이 국내 문구제조업체인 아피스에 특별히 부탁해 구한 것으로, 아피스에서는 한국은행이 국산 만년필을 고집한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만년필을 기증했다고 한다.

한편 전 총재는 이번 서명에 사용된 만년필과 결재서류 등을 한은내 화폐박물관에 전시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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