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웃도 존경한 일본계 메이저리거, 감동의 16년 커리어 마침표

김동윤 기자  |  2022.10.05 20:30
커트 스즈키./AFPBBNews=뉴스1 커트 스즈키./AFPBBNews=뉴스1
화려하진 않았지만, 무려 16년간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지속했다. 일본계 메이저리거 포수 커트 스즈키(39·LA 에인절스)가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며 자신의 커리어에 감동의 마침표를 찍었다.


스즈키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2022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1회말 선발 마이크 로렌젠의 공 한 개를 받고 맥스 스타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날은 스즈키의 39번째 생일이자 자그마한 은퇴식이 열린 날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스즈키는 하와이 태생의 일본계 미국인 4세로 200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오클랜드에 지명돼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마운드로 올라오는 그에게 마이크 트라웃(31)을 비롯한 LA 에인절스 동료들이 달려와 그와 포옹을 나눴고 양 팀 더그아웃의 모든 선수와 8189명의 관중들도 박수로 그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친정팀 오클랜드와 그 팬들 앞에서 한 은퇴식이었기에 더욱 뜻깊었다.

스즈키는 "나는 매 순간을 즐겼고 내가 이룬 모든 것에 만족한다. 이곳은 내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곳이었다. 그래서 특별했고 여기서 팬들과 함께 커리어를 끝내는 것은 꽤 멋진 경험이었다. 나는 팬들을 사랑했고 언제나 사랑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 타이틀을 수상하는 등 한 번도 한 명의 선수로서 빛난 적은 없었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16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스즈키는 2007년 데뷔해 16시즌간 5개의 팀을 거치면서 1635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255, 1421안타 143홈런 7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2를 기록했다. 2014년 미네소타에서는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2017년 애틀랜타에서는 고작 81경기에 타율 0.283, 19홈런 50타점, OPS 0.887을 마크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9년에는 주전 포수로서 워싱턴의 연고 이전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의 꾸준함은 기록으로도 남아서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쓴 1539경기는 역대 32번째로 많은 횟수이며, 1421안타는 역대 포수 중 32번째, 730타점은 42번째로서 그 유명한 버스터 포지(35)보다도 하나 앞선다. MLB.com은 "스즈키는 젊은 선수들의 멘토이자 클럽하우스 리더였다"고 높게 평가하면서 트라웃 등 많은 후배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트라웃은 "스즈키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선수였다. 난 그와 몇 년을 함께 뛰었지만, 그가 화난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항상 미소로서 에너지를 가져왔고 정말 믿을 수 없는 동료"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클럽하우스에 있어 그의 그러한 면을 보지 못하지만, 어린 선수, 포수, 심지어 나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오랜 기간 뛰어온 선수이기에 감정적일 순 있지만, 난 메이저리그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동료를 떠나 보냈다.

커트 스즈키(가운데)./AFPBBNews=뉴스1 커트 스즈키(가운데)./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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