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투지의 아이콘, 새 인생 출발 "프로 때보다 더 바빠요" [★인터뷰]

용인=이원희 기자  |  2022.05.21 13:18


스타뉴스와 만난 백지은. /사진=이원희 기자 스타뉴스와 만난 백지은. /사진=이원희 기자
"새로운 인생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여자프로농구(WKBL) '투지의 아이콘' 백지은(35)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21년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1년간 WKBL 부천 하나원큐 코치로 일하며 지도자 경험을 쌓은 그는 이제는 대학리그에서 여자부 해설위원 및 남자부 경기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지은은 최근 경기 용인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프로팀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게 지내는 것 같다"고 호호 웃었다.

아직 마이크를 잡는 것이 어색하고, 24초 부저를 누르는 것도 정신없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했던 것처럼 새로운 분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공부하고 있다. 백지은은 "정진경(44) WKBL 운영본부장님의 소개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점점 적응하고 있다"며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대학 선수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의 장단점을 알기 위해 경기를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대학리그에서 일하면서 옛 생각도 하게 된다. 백지은은 많은 역경을 이겨낸 선수였다. 신고선수 자격으로 구리 금호생명에 입단했지만, 세 시즌을 뛰고 2010년 방출 통보를 받게 됐다. 하지만 다시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용인대학교에 진학해 계속 농구공을 잡았다. 그렇게 3년을 보낸 뒤 2014 WKBL 신입선수 드래프트에서 감격적으로 하나원큐의 지명을 받았다. 백지은은 "당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뒤죽박죽이었다"고 떠올렸다.

부천 하나원큐 시절 백지은. /사지=WKBL 부천 하나원큐 시절 백지은. /사지=WKBL
WKBL 통산 11시즌을 뛴 백지은은 평균 득점 4.2점, 리바운드 2.7개, 어시스트 1.1개를 기록했다.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고, 다른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는 헌신적인 선수였다. 177cm라는 크지 않은 신장에도 빅맨 역할을 맡으며, 외국인선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또 주장으로 '맏언니 리더십'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백지은은 "경기를 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허슬 플레이)밖에 없었다. 사실 저는 운동을 잘 할 수 있는 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운동능력이 특출나거나 빠른 것도 아니어서 길이 하나밖에 없었다. 꾸준히 노력해야 했다. 경기를 뛰다 보니 허슬 플레이가 장점이 되고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절친' 염윤아(35·청주 KB스타즈)의 존재도 큰 힘이었다. 백지은은 "제가 업다운이 심한데, 그것을 잡아줄 수 있는 친구였다. 제 기분이 다운돼 있으면 장난도 쳐주고 그랬다. 없어서는 안 될 친구다. 한 번 전화하면 1~2시간은 기본으로 통화한다. 제가 코치였을 때나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고 고마워했다.

부천 하나원큐 코치 시절 백지은. /사진=WKBL 부천 하나원큐 코치 시절 백지은. /사진=WKBL
백지은을 시작으로 많은 대학선수 출신들이 WKBL 무대를 누비고 있다. 인천 신한은행의 '블루워커' 김아름(28)을 비롯해 용인 삼성생명의 강유림(25), 아산 우리은행의 김진희(25) 등이 소속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백지은은 "대학선수 출신들이 잘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대학에 있는 선수들의 길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응원을 보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백지은은 "다른 분야에 도전해볼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한 게 있는데 농구 쪽에 있을 것 같다"고 웃은 뒤 "코치로서, 해설위원으로서, 또 경기원으로 일하면서 농구가 각각 다르게 보이더라.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지금 이 경험들을 토대로 무언가 해나갈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백지은은 "선수·코치 시절, 또 지금도 많은 팬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신다. 항상 감사드린다.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어떤 분야든, 어떤 모습이든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저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래픽=이원희 기자 /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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