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에겐 아쉬웠을 '121분'... 그래도 값진 경험 쌓았다

김명석 기자  |  2021.08.01 04:03
지난 7월 22일 뉴질랜드와의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강인. /AFPBBNews=뉴스1 지난 7월 22일 뉴질랜드와의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강인. /AFPBBNews=뉴스1
'막내형' 이강인(20·발렌시아)의 이번 도쿄올림픽 출전은 과정 자체가 극적이었다. 김학범호 출범 이래 이강인은 단 한 번도 부름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올림픽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처음 발탁돼 최종 엔트리까지 승선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승우(23)나 정우영(22), 백승호(24) 등 유럽파가 김학범호에 합류해 친선대회나 올림픽 예선(AFC U-23 챔피언십) 등에 출전할 때도 이강인은 늘 명단에 빠졌다. 워낙 김학범호 승선 경쟁이 치열했던 데다 이강인은 4살이나 어린 터라 사실상 김학범호 구상엔 빠져 있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진행된 소집 훈련에서 그는 처음 김학범(61)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가나와의 평가전 2경기 중 단 1경기만을 치르고도 2차 소집훈련 명단에 포함됐고, 4명이 추가로 합류하기 전인 18명의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렸다.

소집 자체가 불가능했던 와일드카드를 제외하고 이강인처럼 단 1경기만 뛰고도 최종 엔트리에 든 건 그가 유일했다. 특히 만 24세 이하 대회에서 4살이나 어린 그의 승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올림픽 무대에선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받진 못했다. 뉴질랜드와 첫 경기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기회를 받았지만, 비교적 이른 시간인 후반 14분 만에 교체됐다. 이후 멕시코와 8강전까지 3경기 연속 교체로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번 대회 그의 출전 시간은 121분에 불과했다.

그래도 짧은 시간 속에서도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루마니아전에선 12분만을 뛰고도 페널티킥 포함 멀티골을 터뜨렸고, 이어진 온두라스전 역시 교체로 나서 30여분 동안 1골을 넣었다. 출전시간은 적었지만 그는 황의조(4골)에 이어 팀 내에서 2번째로 많은 3골을 넣었다.

결과적으로 활짝 웃지는 못했다. 멕시코와 8강전에서도 그는 팀이 크게 뒤지던 후반 막판에야 투입돼 팀의 3-6 패배, 그리고 8강 탈락의 쓰라린 아픔을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는 3년 뒤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와일드카드가 아닌 23세 이하 선수로 출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때는 이번처럼 막내도, 조커도 아닌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 팀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 감독은 "일본 올림픽대표팀에 구보 다케후사(20·레알 마드리드)가 들어온 것처럼, 우리도 이강인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강인의 파격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강인으로서도 이번 도쿄올림픽에서의 값진 경험들이 중요한 성장의 발판이자, 3년 뒤 올림픽 무대에선 중요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7월 28일 온두라스와의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팀의 6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는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7월 28일 온두라스와의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팀의 6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는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