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0보크 투수가 한 타자 3보크 '이런 일이'... 120년 만에 처음

양정웅 기자  |  2022.09.28 14:40
마이애미 리차드 블레이어(오른쪽)가 28일(한국시간) 열린 뉴욕 메츠전에서 8회말 보크를 저지른 후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이애미 리차드 블레이어(오른쪽)가 28일(한국시간) 열린 뉴욕 메츠전에서 8회말 보크를 저지른 후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 투수가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 3번의 보크를 저지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이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일어났다. 주인공은 마이애미 말린스의 리처드 블레이어(35)였다.


블레이어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퀸스 시티 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2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이 6-3으로 앞서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브랜든 니모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블레이어는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손쉽게 2아웃을 만들었다. 그러나 제프 맥닐에게 2루수 방향 내야안타를 맞으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4번 피트 알론소 타석에서 블레이어가 초구를 던지는 순간 1루심 존 텀페인이 보크를 선언했다. 텀페인 심판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인터뷰에서 "블레이어가 멈춤 동작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레이어는 텀페인을 향해 두 손을 모으는 동작으로 억울함을 드러냈다.

1볼 상황에서 블레이어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런데 이때 텀페인 심판은 또 보크를 지적했다. 강력하게 항의하는 블레이어에게 텀페인 심판은 직접 다가가 보크를 선언한 이유를 설명했다. 분노가 폭발한 블레이어를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까지 나와 말릴 정도였다.

간신히 진정한 블레이어는 볼카운트 3-1에서 낮은 코스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투구 동작에서 보크가 지적됐다. 보크 때마다 한 베이스씩 진루해 3루에 가 있던 맥닐은 득점에 성공했다.

어이가 없다는 듯 허리춤에 양손을 올린 블레이어는 심판에게 자신이 멈춤 동작을 했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번엔 매팅리 감독이 격앙돼 항의를 이어갔고, 결국 심판진은 퇴장을 선언했다.

우여곡절 끝에 블레이어는 알론소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보크가 없었다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이 때문인지 그는 감정을 자제하지 못했다. 결국 심판진은 블레이어마저도 퇴장 조치했다.

한 타석 보크 3개는 메이저리그의 긴 역사에서도 생소한 기록이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한 이닝에만 보크 3개를 범한 건 블레이어가 역대 7번째이고, 한 타자 보크 3개는 1900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빅리그 7년 차인 블레이어는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한 개의 보크도 없던 선수였다.

경기 후 블레이어는 "심판이 내게 '멈춤 동작이 없었다'고 지적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커리어 내내 했던 동작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매팅리 감독 역시 "그는 7년 동안 그랬던 적이 없다"며 블레이어를 옹호했다.

한편 경기는 마이애미가 6-4로 승리했다. 블레이어는 1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홀드를 추가했다.

마이애미 리차드 블레이어(왼쪽)가 28일(한국시간) 열린 뉴욕 메츠전에서 8회말 보크를 저지른 후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이애미 리차드 블레이어(왼쪽)가 28일(한국시간) 열린 뉴욕 메츠전에서 8회말 보크를 저지른 후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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