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최고의 듀오였는데... MVP, 웃음거리 다 됐다

김동윤 기자  |  2022.05.18 03:27
코디 벨린저./AFPBBNews=뉴스1 코디 벨린저./AFPBBNews=뉴스1
2019년 내셔널리그(NL) MVP 코디 벨린저(27·LA 다저스)가 이젠 웃음거리가 다 됐다.


다저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애리조나에 5-4로 승리했다.

이날 화제는 4회말 무사 1루에서 나온 트레아 터너(LA 다저스)의 파울 타구였다. 터너가 친 시속 115마일의 빠른 타구는 왼쪽 뒤편의 다저스 더그아웃으로 향했고 개빈 럭스를 비롯한 선수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럭스의 오른쪽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 위험한 타구였으나, 혼비백산한 럭스의 반응에 관중들은 귀엽다는 듯 미소를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운영하는 Cut4 SNS 계정은 "럭스의 영혼이 그의 몸을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문구와 함께 해당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팬들이 주목한 것은 럭스가 아닌 뒤이어 화면에 잡힌 벨린저였다. 벨린저는 더그아웃 의자에 걸터앉아 공이 지나간 줄도 모르는 듯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봤다. 이 모습에 팬들은 "왜 벨린저는 항상 LMFAO(미칠듯이 웃기다는 뜻의 미국 인터넷 용어)지?", "벨린저에게 또 다른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짤막한 사진 또는 영상)이 생겼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벨린저는 평소에도 잘생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 화제가 돼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번 일도 스타성을 입증한 일화로도 볼 수 있다.

17일(한국시간) 타구 때 코디 벨린저(왼쪽)가 더그아웃에 앉아 멍 때리는 모습이 잡혔다./사진=메이저리그 Cut4 공식 SNS 갈무리 17일(한국시간) 타구 때 코디 벨린저(왼쪽)가 더그아웃에 앉아 멍 때리는 모습이 잡혔다./사진=메이저리그 Cut4 공식 SNS 갈무리


하지만 웃을 일만은 아니다. LA 타임스의 편집인으로 활동했던 마이크 하이저맨은 "벨린저가 이날 먼시가 한 일에 주의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부진한 성적 탓이다. 벨린저는 올해 3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2, 5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1로 저조하다.

먼시 역시 33경기 타율 0.163, 3홈런 13타점, OPS 0.639로 중심 타자답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으나,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벨린저가 9볼넷 44삼진으로 헛스윙만 보여주는 것과 달리 먼시는 27볼넷 30삼진으로 침착하게 공을 골라 팀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 이날도 먼시는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차츰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이저맨의 쓴소리 역시 먼시처럼 벨린저도 경기에 집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것이다.

이렇듯 팬들의 웃음 요소로 전락한 벨린저지만, 그에게도 한때 류현진(35·토론토)과 함께 최고의 듀오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2019년 류현진은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182⅔이닝 163탈삼진, bWAR 5.1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벨린저는 156경기 타율 0.305, 47홈런 115타점, OPS 1.035, bWAR 8.6으로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bWAR는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대체 승수 대비 기여도)로 5.0을 넘기면 MVP급 선수들로 분류된다.

커리어하이였던 두 사람의 bWAR를 합친 13.7이란 수치는 현대 야구(Modern Era Baseball)로 분류되는 1969년 이후 다저스 구단 역대 4위에 해당하는 투·타 듀오의 기록이다. 1위 2011년의 맷 켐프-클레이튼 커쇼(bWAR 14.8) 듀오에 못지않은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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