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40대 첫 작품 '모가디슈', 현재 내 모습 담겨져 있죠"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2021.07.31 13:00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배우 조인성(40)이 영화 '모가디슈'로 돌아왔다. 어느 덧 데뷔 24년 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모가디슈'는 조인성에게 40대인 자신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조인성은 자신이 끌고 가는 작품이 아닌 다른 배우들과 '함께' 이끌어가는 작품인 '모가디슈'를 선택했다.

"혼자서 전 작품을 이끌어 갔다는 건 교만한 태도인 것 같다. 영화는 모든 배우와 호흡을 맞춰서 같이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롤이 조금 더 많아 그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현장에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번 '모가디슈'는 김윤석 선배님, 허준호 선배님이 중심이었다. 저희는 각자의 롤대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었다. 전술과 전략으로 각개전투를 한 것이다. 각자의 롤을 해내기만 하면 풍성함을 더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심플한 마음으로 현장에 놓여져 있었다."

조인성에게 '모가디슈'는 도전이었다. 그 중에서도 그는 배우들 간의 '앙상블'을 강조했다. 조인성은 "'모가디슈'의 도전은 앙상블이었다. 제가 연기한 강대진은 김윤석 선배님과 대치점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같이 움직여야 하는 인물이었다. 선배님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민폐가 되지 않게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집중했다. 그게 저에겐 도전이었다. 선배님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후배들이 다 빛이 난 게 아닐까 싶다"라며 공을 돌렸다.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은 "어떤 역할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같이 작업하고 싶다. 특히 김윤석 '감독님'으로서도 만나뵙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김윤석 선배님과 같이 연기하기를 바라는 배우들이 많다. 사실 기회가 몇 번 안 된다. 선배님과 작업할 수 있을 때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다행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또 김윤석 선배님은 시나리오의 힘, 촬영장인 공간에서 나오는 나이브 등 하나 하나 디테일을 다 살리시더라. 그런 모습에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내 시각보다 훨씬 넓게 영화를 아울러 보는 것에 몇 번이나 감탄했다. '나도 저럴 수 있을까?' 싶었고, 부럽고 대단했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앞서 김윤석은 조인성의 팬임을 밝히며 "그 친구의 담백한 연기는 그 친구가 살아온 것이 묻어나는 것 같다. 그것을 자신만만하게 자기만의 것으로 표현한다"라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인성은 "제가 감히 선배님의 연기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저 감동이었고 영광이었다. 또 한 번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이 자리를 빌어 선배님께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은 '모가디슈'를 통해 류승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는 "류승완 감독님은 한국 영화의 힘이다.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님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덕션이지 않았나 싶다. 오랜 경험, 경험에 의한 판단, 열린 귀 등 류승완 감독님 만의 힘이 있다. 감독님도 계속 작품을 해오면서 큰 프로젝트, 프로덕션을 운영해왔기에 '모가디슈'는 경험이 집약된 현장이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가 가능했던 건 류승완 감독님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했다.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로 호흡을 맞추는 조인성과 류승완 감독이다. 조인성은 "놀라웠던 점은 영화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영화 앞에서는 어린 아이가 되고, 순수해진다. 정말 보기 좋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밀수'로 다시 만난 건 이유가 없었다. 감독님께서 '자기야 시간 돼?'라고 하시길래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하자'라고 했고, 저는 '네'라고 했다. 그래서 하게 됐다. 다른 건 없었다. 시나리오를 전혀 보지 못했다. 사실 제가 중간에 '무빙'이라는 작품을 들어가야하는데 그 사이에 비는 시간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주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셨다. 시간이 있는데 안한다고 하기 그래서 같이 하게 됐다"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극중 조인성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의 참사관 강대진으로 분했다. 강대진은 안기부 출신으로 대사관 직원들을 감시 및 관리하는 역할. 대사관 직원들을 견제하면서도 협조해야 할 때를 아는 눈치 빠른 인물이다.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기존의 안기부 인물과는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생각했다. 그 당시 시대가 주는 시대상의 인물, 전형적이지 않게 하기 위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한다고 생각을 했더니 자유로워졌다. 강대진은 체면 몰수하고 모든 걸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비굴하다가도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한다.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기존의 안기부 인물과 다른 인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인물들과 부딪혀서 나오는 케미스트리를 정해놓지 않았다. 인물들과 부딪히는 새로움에 집중했다."

'모가디슈'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100% 올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물론 소말리아는 현재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말리아가 아닌 모로코에서 약 4개월 동안 촬영했다. 조인성은 모로코 올로케이션 촬영에 대해 "'모가디슈'는 편 수로는 영화 한 편이지만, 체감으로는 우리가 뭉치고 움직이고 생활한 상황을 봤을 때는 영화 세 네 편을 같이 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침에 눈을 떠서 밥을 먹고, 촬영이 끝나면 이야기를 하고, 휴차 때도 만나는 생활을 했다. 이런 생활을 했기 때문에 다른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집단을 이루어서 새로운 가족을 만난 듯한 느낌이다. 밥 먹는 게 여러가지 의미를 포함하는데, '모가디슈'는 어느 작품보다 같이 많이 밥을 먹은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 /사진제공=IOK컴퍼니


조인성은 문화,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현지에서 돼지고기를 먹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모로코 100% 올로케이션 현장은 조인성에게 남의 시선을 느끼지 않고 상황 그대로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그는 자유로움을 많이 느꼈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돼지고기를 먹지 못해서 힘들었다. 물론 음식에 대한 그리움은 밥차가 있어서 해소가 되긴 했다. 로컬 음식은 먹어야만 했다. 음식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있었다. 재화누나나 소진누나, 박경혜 배우가 서치를 잘한다. 맛집을 알려주면 윤석 선배님과 준호 선배님과 같이 갔다. 촬영 할 때에는 코로나19 전 상황이라 단체로 만날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보물 같은 시간을 잘 누리지 못 했구나', '귀한 시간이었구나'라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니까 내가 잘 보이더라. 모든 것들이 가능했다. 걷는 것, 먹는 것 등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하면 서울에서는 불편하고, 또 제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한다. 그런데 모로코에서는 그런 불편함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많이 느꼈다."

1998년 모델로 데뷔했던 조인성은 어느 덧 데뷔 24년차를 맞았다. 한 일을 오래하다 보면 못 하는 게 가장 두렵다고 털어놓은 조인성이다. 경력이 있기에 더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져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그지만, '모가디슈'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배우로서 고민이 많지만 김윤석의 응원의 한 마디가 용기를 가지게 했다고.

조인성은 "배우로서 고민이 없을 수 밖에 없다. 고민을 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윤석 선배님한테 살면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한 번 말했더니 제게 '응원할게'라고 하셨다. 그 한 마디가 참 용기를 가지게 해주신 것 같다. 고민 보다는 요기를 내봐야겠다라는 생각"이라며 "'모가디슈'는 40대를 맞아 나온 첫 작품이다. 저의 현재 모습들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작품을 기점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 드라마, 영화 뿐만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예능프로그램도 출연해보고 싶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싶다"고 전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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