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임창용, KBO 레전드 40인 선정 "논란 있겠지만, 굴곡도 역사의 일부"

양정웅 기자  |  2022.09.19 10:08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사진=KBO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사진=KBO
선발과 마무리투수를 오가며 전설의 활약을 펼친 송진우(56), 구대성(53), 김용수(62), 임창용(46)이 KBO 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 마지막 4인으로 선정됐다.


KBO는 19일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의 마지막 주인공은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활약한 전천후 투수들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 선발과 마무리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마운드를 지켰던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이다"고 발표했다.

송진우는 이글스에서 21시즌을 뛰면서 수많은 불멸의 기록을 작성한 명실상부한 레전드다. 1988년 빙그레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1988 서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KBO 리그 진출을 미뤘을 정도로 대학 최고의 투수였다. 신인 시절부터 팀의 상황에 따라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던졌고, 1992시즌에는 19승과 25세이브 포인트(8구원승+17세이브)를 기록하며 KBO 리그 최초로 승리와 구원 부문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하는 역사를 썼다.

1994시즌까지 66승과 82세이브를 기록했던 송진우는 2005시즌까지 8번의 두 자릿수 승리 시즌을 기록했다. 특히 1999시즌에는 15승에 6세이브까지 거두며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인 2000시즌에는 해태를 상대로 3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하며 KBO 리그 10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당시 송진우의 나이는 34세 3개월 2일, 이는 아직까지 역대 최고령 노히트노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고령 선발승, 구원승, 완투승, 완봉승, 홀드, 등판 등 투수 관련 각종 최고령 기록을 보유한 송진우는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자(12,708명)를 상대했고, 가장 많은 이닝(3,003이닝)을 투구했으며, 또 가장 많이 이기고 졌다(210승, 153패). 송진우는 전문가 투표에서 150표(76.92점), 팬 투표에서 441,630표(8.09점)를 얻어 총 점수 85.01로 레전드 5위에 자리했다.

국제대회에서 유난히 일본에 강한 면모를 보여 '일본 킬러'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대성불패' 구대성은 선발과 마무리는 물론, 결정적 승부처 위주로 경기에 등판하는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1995시즌에는 12번만 선발로 등판하고도 규정이닝을 훌쩍 넘긴 155이닝을 던지며 161탈삼진을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1996시즌에는 주로 마무리로 등판하면서도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거둬 승리와 평균자책점, 승률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믿기 어려운 시즌을 보내며 시즌 MVP를 차지했다.

한화의 유일한 우승 시즌인 1999시즌에는 정규시즌에서 55경기에 등판, 8승 9패 26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패 3세이브를 기록, 팀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로 남아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구대성은 155구를 던지며 완투승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이 경기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투 중 하나로 꼽힌다. 구대성은 전문가 투표에서 141표(72.31점), 팬 투표에서 493,913표(9.04점)를 얻어 총 점수 81.35로 레전드 순위 8위에 자리했다.

김용수는 소나무처럼 한결같이 팀을 지켜온 모습으로 '노송'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LG 프랜차이즈 스타 투수다. 별명에 걸맞게 김용수는 KBO 리그 최초 투수 500경기, 600경기 출장을 오로지 한 팀 유니폼만 입고 달성했다. 커리어 말미까지도 리그 역대 최고령 다승왕 등극, 최고령 1,000탈삼진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활약했다. 김용수의 커리어를 축약해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은 KBO 리그 역대 최초 100승-200세이브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고 가며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돼야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으로, KBO 리그에서는 단 2명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김용수는 LG가 우승을 차지한 1990시즌에는 선발투수로 2승, 1994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로 1승 2세이브를 기록하며 LG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때 모두 MVP를 차지해 LG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로 남아있다. 김용수는 팀에 헌신한 노고를 인정받아 1999시즌 리그 최초로 현역 생활 중 영구결번 선수가 됐다. LG의 첫 영구결번 선수 김용수는 전문가 투표에서 116표(59.49점,) 팬 투표에서 537,467표(9.84점)를 획득, 총 점수 69.33을 기록해 16위에 올랐다.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50km를 뛰어넘는 빠른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리그 통산 760경기에 출장해 130승 86패, 258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전문가 투표에서 112표(57.44점), 팬 투표 468,798표(8.58점), 총 점수 66.02로 21위에 자리했다.

KBO는 "임창용은 지난 7월 말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레전드 40인 선정'과 관련,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미 팬 투표와 전문가 평가가 완료된 이후였으며, 선수의 굴곡 또한 야구 역사의 일부이기에 순위와 평가를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수에 대한 시상은 10월 3일 잠실 KIA와 LG의 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며, 그 외 선수에 대한 시상 일정은 미정이다.

레전드 주인공 40명을 모두 공개한 KBO는 "이번 레전드 40인 선정 투표는 야구팬들이 KBO 리그의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와 비교해보며,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었다"고 말했다.

이어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선수를 비롯해 KBO 리그 40년 역사를 일부라도 스쳐갔던 모든 선수들,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KBO 리그가 맞이할 앞으로의 40년을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KBO는 "근소한 투표수 차이로 아깝게 레전드 40인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KBO 리그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추억을 선사한 41위~50위 선수들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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