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김수지'급 절친 듀오, 韓 남자배구에도 떴다

잠실=김동윤 기자  |  2022.08.01 07:41
임성진(왼쪽)과 임동혁./사진=OSEN 임성진(왼쪽)과 임동혁./사진=OSEN
"시즌 끝나고 몰아서 보는데 솔직히 만나면 배구 얘기는 잘 안 해요."


임동혁(23·대한항공)과 임성진(23·한국전력)은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로 불리는 특급 유망주다. 하지만 코트 밖을 벗어나면 '뭐하면서 쉴까'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그 나이대 청년일 뿐이다.

한국은 7월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VCC) 3·4위전에서 체코에 3-2(25-19, 25-16, 24-26, 23-25, 22-20)로 승리하고 최종 성적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한국의 공격을 이끈 것은 절친 임동혁과 임성진이었다. 2세트부터 허수봉(24·현대캐피탈)을 대신해 라이트로 출전한 임동혁은 33점을 폭발시켰다. 레프트 임성진은 초반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다 5세트 들어 다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총 15득점으로 일익을 담당했다.

충북 제천 출신의 임동혁과 임성진은 제천의림초-제천중-제천산업고를 함께 졸업한 절친 듀오다. 임동혁이 먼저 2017~2018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임성진은 성균관대 진학 후 2020~2021 V리그 1라운드 2순위로 한국전력을 가게 되면서 잠시 떨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꿈은 늘 같았다. 함께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달고 한 코트에 서는 것. 이번 체코전은 그 꿈이 이뤄진 날이었다. 경기 후 임성진은 "오늘 경기 전 훈련 때 선발로 나간다는 얘기를 들어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는데 나보다 (대표팀) 경험이 많은 (임)동혁이가 중간중간 힘을 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임동혁은 "(임)성진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뛰었는데 그때부터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꿈이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왼쪽부터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사진=OSEN 왼쪽부터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사진=OSEN


임동혁과 임성진의 관계는 그동안 스토리텔링에 목말랐던 한국 남자배구에 단비와 같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남자배구에는 위기라는 말이 습관처럼 따라붙었다. V리그 남자부 샐러리캡 한도가 늘어나는 등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과 달리 TV 시청률은 여자부에 3년째 역전을 당하는 등 인기는 하락세를 겪었다.

갈수록 떨어진 국제대회 경쟁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황금 세대의 은퇴, V리그 최고의 라이벌 삼성화재-현대캐피탈의 동반 부진 등 각종 악재가 맞물렸다. OK금융그룹을 창단 2년 만에 우승시킨 로베르틀란디 시몬(35)의 원맨쇼 등 호재도 있었으나, 외국인 선수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에 반해 여자배구는 이야깃거리가 넘쳐났다. 세계 최고의 선수 김연경(34·흥국생명)이 이끄는 여자 국가대표팀은 2012 런던 올림픽 4강, 2020 도쿄 올림픽 4강 등 국제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와 동시에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해온 김수지(35·IBK기업은행),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양효진(33·현대건설) 등과 이야기는 늘 화젯거리가 됐다. 물론 다른 두 사람도 국가대표팀의 주축을 이룬 선수였기에 '절친과 함께 이룬 올림픽 4강 신화'는 시너지 효과가 굉장했다.

임동혁과 임성진 등 젊은 선수들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 사람이 양 날개를 책임진 5세트에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한동안 국제대회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명승부를 연출했다. 듀스를 만든 후 계속해서 1점을 따라가는 데 급급했던 한국은 19-20에서 임성진과 임동혁의 연속 득점으로 마침내 1점 리드에 성공했다. 뒤이은 체코의 공격 범실로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들 외에도 라이트 허수봉은 이번 대회 3경기 62점을 뽑아내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또 다른 1999년생 리베로 박경민(23·현대캐피탈)이 끈끈한 수비로 가능성을 보였다.

사령탑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줄 뜻을 나타냈다. 임도헌(50)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 한다"면서 "(임)동혁이와 (허)수봉이가 포지션이 겹치는 것이 아쉽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수봉이를 레프트로 쓸 생각이 있다. (임)성진이는 리시브형 레프트를 맡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이어 "1999년생들이 황금 세대가 되지 않을까. 동혁이, 성진이, (박)경민이 모두 한국 남자배구의 간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진(왼쪽)과 임동혁./사진=김동윤 기자 임성진(왼쪽)과 임동혁./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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