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오른 포수' 김민식 뒷이야기, 그가 선택된 진짜 이유 [★인천]

인천=심혜진 기자  |  2022.07.18 16:46
SSG 포수 김민식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SSG 포수 김민식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2022 KBO 올스타전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낯선 투수가 등장했다.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등판한 주인공은 SSG 포수 김민식(33)이었다.


김민식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드림 올스타팀(KT·SSG·두산·삼성·롯데) 투수로 등판했다. 드림팀은 이미 정규이닝에서 선발 김광현(SSG)을 시작으로 투수 10명 중 9명을 소진한 상태였다. 드림팀 벤치는 컨디션 난조로 출전이 어려웠던 오승환(삼성) 대신 김민식 카드를 꺼내들었다.

투수 김민식은 예상 외의 호투를 펼쳤다. 무사 1, 2루에서 첫 타자 김혜성(키움)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때 2루 주자 최형우(KIA)가 홈까지 내달렸는데, 우익수 최지훈(SSG)이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이어 류지혁(KIA)을 2루수 황재균(KT)의 호수비에 힙입어 내야 땅볼로 돌려세웠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아쉽게도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 2사 2, 3루에서 정은원(한화)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이 한 방으로 3-6으로 승부가 뒤집혔다.

10회말 나눔 팀은 올 시즌 세이브 1위를 달리는 마무리 고우석(LG)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우석이 나오자 드림팀 팬들이 앉아있는 1루 쪽에서는 야유가 흘러나왔다. 똑같이 야수로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어필이었다. 그러자 더그아웃에 있던 드림팀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삼성)도 뛰쳐나와 심판에게 항의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드림팀 타자들이 고우석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패했다. 김민식은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13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5㎞를 찍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김민식은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올스타전이 이렇게 막을 내리고 이틀 뒤인 18일 드림팀 투수코치로 나섰던 김원형 SSG 감독을 만났다. 그는 김민식의 투구를 어떻게 봤을까. 김 감독은 "정말 잘 던지지 않았나.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였다"고 껄껄 웃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김민식이 투수로 나서게 된 것일까. 김 감독은 "경기 전 오승환이 컨디션 난조로 힘들다고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다 경기가 연장으로 갈지 몰랐던 거다. 이미 투수를 다 쓴 상황이었고, 포수들이 제구가 되니 포수 중에 한 명을 투수로 올리려 했다. 처음엔 (박)세혁이가 올라가려다가 (김)민식이가 고등학생(마산고) 때 투수를 했었다고 하니 이강철 KT 감독님께서 '민식아, 가서 던져봐'라고 하셨다. 그렇게 투수 김민식이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원형 감독은 "(최)지훈이의 홈송구, (황)재균이의 다이빙캐치로 2아웃까지 잘 잡았다. 홈런을 맞긴 했지만 정말 잘 던졌다. 던질 줄 아는 투수였다"면서 "홈런을 맞지 않았으면 충분히 우수 투수상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SSG는 야수를 투수로 쓴 경험이 있다. 지난해 6월 22일 인천 LG전에서 외야수 김강민이 1-13으로 승부가 크게 기울어진 9회초 1사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강민의 프로 데뷔 첫 등판이었다.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큰 점수 차였지만 김강민의 등판에 SSG 팬들과 선수들 모두 웃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원형 감독은 이를 회상하면서 "팬 서비스 차원이지만, 또다시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새 얼굴을 발굴하고 싶긴 하다. 투수 욕심을 내는 야수들이 많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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