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 살살 하라던데요?", "전 친해지려고..." 우정 나눈 특급 불펜, 양보는 없다

김동윤 기자  |  2022.07.18 11:18
LG 정우영(위)과 키움 김재웅(아래)이 나눔 올스타 소속으로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사진=OSEN LG 정우영(위)과 키움 김재웅(아래)이 나눔 올스타 소속으로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사진=OSEN
"(김)재웅이 형이 홀드 살살 하라던데요?"


"아직 (정)우영이랑 친하지 않아서 전 친해지려고..."

우정을 나누면서도 팀 성적과 홀드왕 타이틀에 양보는 없었다. 전반기 특급 불펜으로 활약한 정우영(23·LG 트윈스)과 김재웅(24·키움 히어로즈)이 후반기를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내보였다.

올 시즌 정우영과 김재웅은 각자 팀의 셋업맨으로서 LG와 키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개인 성적만큼이나 팀 성적 역시 2위 키움이 3위 LG에 0.5경기 차 앞서 있어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먼저 정우영은 외국인 선수들과 스카우트로부터 메이저리그급이라 평가받는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38경기 2승 1패 21홀드, 평균자책점 2.19, 37이닝 23볼넷 23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 16일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에서도 투심 패스트볼(투심)만을 던지겠다 공언했고 약속대로 12개의 투심만 던져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정우영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열린 팬 사인회 현장에서 "후반기 목표는 홀드왕과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다. 전반기에는 주자 허용률이 아쉬웠다(WHIP 1.41)"면서 "매년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후반기에도 좀 더 안정적인 활약을 하면서 주자를 안 내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홀드왕이 되기 위해서는 김재웅을 넘어서야 한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홀드왕 레이스는 23개의 김재웅과 21개의 정우영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홀드 기록은 아무래도 팀 성적과 연관이 있는 만큼 키움의 경기는 개인 타이틀을 위해서도, LG 소속 선수로서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정우영은 "솔직히 키움 경기는 매일 챙겨본다. (김)재웅이 형이 홀드했나 안 했나 기록만 본다"고 웃으면서 "팀 간 게임 차처럼 재웅이 형과 홀드 개수 차이도 참 좁혀지지 않더라. 그래서 난 홀드왕과 인연이 없나 싶다. 지난해도 아쉬웠는데 올해는 우리 팀이 많이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어 박빙일 것 같다. 팀이 이겨야 홀드 기회도 많이 오기 때문에 올해는 해볼 만한 것 같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LG 정우영./사진=OSEN LG 정우영./사진=OSEN


정우영이 주 무기인 불꽃 투심(최고 시속 157㎞)처럼 뜨거웠다면, 김재웅은 조용히 이닝을 삭제하는 스타일답게 차분히 인터뷰에 임했다.

김재웅은 리그 최고의 직구 수직 무브먼트를 주 무기로 올 시즌 41경기 2승 무패 23홀드, 평균자책점 1.11, 40⅔이닝 21볼넷 38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 홀드 1위에 오른 그는 감독 추천으로 데뷔 첫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키움 불펜의 전반기 7회 리드 시 45승 1무의 압도적 성적을 이끈 그는 "시합을 자주 나가다 보니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이어 "TV에서만 보던 올스타전에 참가해 시합에서 상대만 하던 선배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니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이)지영 선배님은 '즐기다 가라'고 해주셨고, (이)정후는 올스타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알려줬다"고 웃었다.

조용하고 차분하다고 열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김재웅은 정우영의 홀드왕 도전장에 "나도 사람인 만큼 욕심이 있고, 당연히 홀드왕 도전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많이 막아야 팀이 이기니까"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 모두 홀드왕을 목표로 했지만, 그래도 가장 바라는 것은 소속팀의 우승이었다. 정우영은 "1등은 아직 안 해봤지만, (시즌 중에는) 따라가는 팀이 더 좋은 것 같다. 왠지 1등에 있으면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팀이 신경 쓰일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이기다 보면 언젠가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 생각하고, 전반기 하던 대로 하면 결국엔 좋은 위치에서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망했다.

김재웅 역시 "2등보다는 1등이 더 좋다. 지금보다 더 팀이 올라갈 수 있게 후반기에도 안 다치고 다 같이 잘해서 키움이 많이 이기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키움 김재웅./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김재웅./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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