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외계+인' 둘이 하나 되는 도술과 외계인의 유쾌한 어드벤처 ①

전형화 기자  |  2022.07.14 09:46
둘이 하나다. 과거와 현대가 나란히 있지만 둘이 하나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고려말 도사와 현대의 외계인 이야기로 나뉘어지지만 둘이 하나다.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 살고 있는 가드와 썬더. 둘은 2022년에 살고 있지만, 여러 시간대를 관리한다. 고려말 한 여인의 몸 속에 갇혀있던 외계인 죄수가 탈옥하는 걸 막다가, 그만 그 여인의 딸을 현재로 데리고 와 키우게 된다.

2022년으로부터 630년 전. 고려 말에 살고 있는 얼치기 도사 무륵은 현상금이 붙은 죄인들을 신나게 잡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부채에서 나오는 변신 전에만 귀여운 고양이 둘과 함께다. 그러던 어느날 무륵은 엄청난 현상금이 붙은 신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신검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가드와 썬더가 아이를 키운지 어연 10년. 참 말썽 많고 똑똑하고 당차게 크고 있다. 그런데 가드와 썬더가 외계인 죄수 지구 맞이를 하는 광경을 그만 아이에게 들키고 만다. 게다가 그 죄수들을 해방하려는 외계인 악당까지 지구에 들이닥친다.

무륵은 신검을 찾으려다가 역시 신검을 쫓고 있던 천둥 쏘는 처자와 만난다. 게다가 신검의 비밀을 찾고 있던 두 신선 흑설과 청운에 더해 의문의 밀교집단 밀본의 수장인 자장까지 가세한다. 그리고 하늘이 열리는 비밀이 드러난다.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이 '암살' 이후 7년여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고려말 도술을 쓰는 도사들의 세계와 하늘을 날라다니며 빔을 쏘는 외계인의 세계가 따로 진행되다가 포개지는 이야기다.

'전우치'에서 일찍이 도술의 세계를 그렸던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에서 그 세계를 더 확장했다. 신선까지 등장한다. 무릇 도술이라 하면 마른 하늘에 비를 내리고 바람을 부리고 그림 속에서 칼을 꺼내고 그림으로 들어가는 법. 허공을 걷는 건 기본이요, 부적을 사용하면 더한 술수도 부릴 수 있으니, 신묘하기 이를 데 없다. 도사보다 윗줄인 신선이라면 콩알을 대포처럼 크게 하는 건 일도 아닐 터.

이런 도사들과 외계인이 작정하고 싸운다. '슈퍼맨' 이래 외계인이라 하면 하늘을 나는 건 기본이며, 몸에서 빔이 나가는 건 상식일 터. 외계인 죄수라면 촉수 정도는 갖고 있어야 위엄이 선다. 외계인 죄수가 사람의 몸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핸디캡이 있는 것도 당연지사.

그러니 '외계+인'은 신묘한 도술을 쓰는 도사들과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핸디캡도 있는 외계인 죄수들의 유쾌한 대결 이야기다. 그 둘이 맞붙어야 하니, 현재에 있던 외계인이 과거로 가야만 했고, 과거에 있던 사람이 현재로 왔으면 또한 과거로 돌아가야 하는 게 이치다. 이치란 흐르는 대로 흘러가야 하는 법이니깐.

최동훈 감독은 자칫 복잡할 수 있는 이 구조를 단순하게 풀었다. 인물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설계했다. 이 따라감이 유쾌하다. 흔히 미래를 그리거나 외계인이 등장하면 디스토피아를 그리기 마련인 여느 SF물과는 달리 '외계+인'은 유쾌하다. 도술의 세계가 그만큼 낯설되 익숙하고 요상하되 신묘해서 그렇다. 무륵 역을 맡은 류준열과 천둥 쏘는 처자 김태리, 두 신선 역의 염정아 조우진이 워낙 발랄하게 이 세계를 그려서 더욱 그렇다. 아날로그적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그렇기에 오히려 외계인이 등장하는 현대쪽은 온도 차이가 있다. 마블영화와 엑스맨 시리즈에서 익히 본 듯한 CG들의 향연이다. 익숙한 탓인지 서스펜스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럼에도 가드를 연기한 김우빈의 4색 매력을 보는 즐거움은 상당하다.

'외계+인' 1부는 세계관의 구축이다. 외계인과 도술의 세계, 그리고 시간의 오감을 정리한다. 이 세계관의 구축을 인물들로 잘 따라간다면 둘이 하나가 되는 걸 발견하는 즐거움이 크다. 이 세계관의 구축이 설명적이라고 느낀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도술의 세계가 주는 즐거움은 동의할 테다.

무륵을 연기한 류준열은 좋다. 영화 속에서 성장서사가 분명하고 그 성장서사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몸을 잘 쓴다. 잘 쓰는 몸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가드를 연기한 김우빈은 반갑다. 무뚝뚝하고, 수다스럽고, 바람둥이에, 너드 같은, 과거 작품들 속 그의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천둥 쏘는 처자 역의 김태리는 김태리 같다. 귀엽고 강단있다.

신선 역의 염정아 조우진 콤비는 '외계+인'의 킬링 포인트다. 두 신선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간절하다. 소지섭과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등은 멀티캐스팅의 장점을 입증했다.

'외계+인' 음악은, 두 시간대를 하나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 외계인과 외계인의 도심 전투에서 음악이 확 바뀌는 게 일순 튀는 듯 하지만 액션의 포인트에 힘을 싣는다. 미술과 의상은, 특히 고려 신선들과 밀본의 세계를 고전적으로 표현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외계+인'은 고전적이다. 로버트 저메키스의 '빽 투 더 퓨쳐'와 서극의 '촉산'이 줬던 영화적인 즐거움이 동시에 있다. '외계+인'은 둘이 하나다. 둘이 하나라는 의미는 보아야 비로서 안다. 알아가는 즐거움이 '외계+인'의 백미다. '외계+인' 1부와 2부가 전편과 후편인 만큼, 그 둘도 결국 하나가 되는 즐거움을 줄 것 같다.

7월20일 개봉. 12세 관람가.

추신. 쿠키 영상이 있다. 주연 배우 크레딧 순서는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다. 가나다순도, 나이순도, 출연료 순서도 아닌, '외계+인' 1부 활약 순서다. 2부에선 바뀔 수도 있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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