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수현 대표가 밝힌 '외계+인'의 궁금증.."신나고 재밌는 판타지SF모험" [★FULL인터뷰] ②

전형화 기자  |  2022.07.11 10:24
'외계+인' 제작자 케이퍼필름 안수현 대표 '외계+인' 제작자 케이퍼필름 안수현 대표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은 올여름 한국영화 빅4 선두주자다. 7월20일 가장 먼저 개봉한다.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이 '암살' 이후 7년만에 선보이는 영화. 고려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준열과 김태리,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1,2부로 나누어 개봉한다. 1부 순제작비만 330억원이 투입된 초대작이다.


'외계+인' 제작을 진두지휘한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를 만났다. 안 대표는 최동훈 감독과 같이 '외계+인' 시작부터 개봉까지, 모든 걸 지켜보고 현장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했다. '외계+인' 개봉을 앞두고 궁금증을 물었다.

-최동훈 감독은 '암살' 이후 '도청'을 하려다가 김우빈이 아프면서 '도청' 제작을 중단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준비한 게 '외계+인'인데.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 이후에 '도둑들' '암살' 등을 찍었기에, '외계+인'은 사뭇 결이 다른데. 왜 '외계+인'이었나.

▶외계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건 '전우치' 때부터였다. 그렇지만 외계인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펼쳐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도청'이 스탑 되고 언제 다시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외계인과 관련한 시나리오를 일단 써보자고 생각했다.

외계인 이야기를 어떻게 풀까 생각하다가 도술의 세계와 붙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현대에 외계인이 있다면 과거에도 외계인이 있지 않았을까고 생각했다. 사람의 몸에 외계인이 들어가 있다면, 과거 사람들은 그걸 보고 외계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요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로 생각이 이어졌다. 그럼 사람들 몸 속에 왜 외계인이 있을까로 계속 생각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외계+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그럼 '전우치'에 등장하는 쥐 요괴도 사실 외계인이었다는 뜻인가.

▶그건 아직 모르겠다라고 답을 해야겠다.

-제목이 왜 '외계+인' 인가. 프리프로덕션 즈음에는 '외계인' 프로젝트라고 알음알음 소문이 났었는데.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시작했지만, 이 영화는 외계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외계인과 인간의 이야기다. 그래서 '외계+인'으로 최동훈 감독이 직접 지었다. 제목에 대한 궁금증도 유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안상수 타이포그래퍼가 한글을 응용해 만든 외계문자가 담긴 '외계+인' 포스터 안상수 타이포그래퍼가 한글을 응용해 만든 외계문자가 담긴 '외계+인' 포스터
-'외계+인' 포스터에 보면 배우들의 이름을 외계 문자로 보이는 글자로 소개했는데. 외계 문자를 직접 만들었나.

▶타이포그래퍼 안상수 선생님이 만들어주셨다. 우리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외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먼저 문자부터 만들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마침 안상수 선생님이 '외계+인'에 참여한 류성희 미술감독의 은사여서 인연이 닿았다. 안상수 선생님도 평소 이런 문자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하시더라. 안상수 선생님이 외계 문자를 한글의 모양을 이용해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내셨고 다들 동의해 그렇게 만들었다. 안상수 선생님이 만든 외계 문자를 프로그램화 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발음을 한글로 입력하면 그 문자로 만들어지도록 했다.

-'외계+인'은 1부와 2부로 동시에 제작했다. 13개월 동안 촬영했고. 그런데 '외계+인' 1부와 2부는 '신과 함께'처럼 독립된 이야기가 1부와 2부로 유기적으로 연결됐다기보다는, 전편과 후편 같은 형식인데.

▶보통 시나리오를 쓰면 처음에는 길게 쓴 다음 탈고하면서 다이어트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외계+인'은 그게 안되더라. 일종의 세계관을 구축해야 했으니깐. 이야기를 줄여서 재밌게 만들기보다는 펼쳐서 더 재밌게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어렵겠지만 그게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관객들도 요즘은 그런 방식에 익숙해서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1부 순제작비가 330억원 가량 들었는데. 2부도 CG작업이 아직 안끝났지만 비슷한 수준일테고. 제작자로서 부담이 상당했을텐데.

▶CG도 그렇고 새로 시도하는 기술적인 시도가 많아야 했다. 야외에 오픈 세트를 2개 지었고. 처음에는 이걸 할 수 있을까도 생각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좋은 퀄리티로 새로운 영화적 재미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름에 장마가 길게 이어졌을 때 촬영이 진행됐는데.

▶최대한 CG가 아닌 실제처럼 느끼도록 만들려했다. 그렇기에 실내 세트가 아닌 오픈 세트로 도심을 만들었다. CG가 아니라 실제로 불을 지르고 여러 특수 촬영을 해야 하니 실내가 아니라 야외에 세트를 만들어야 했다. CG를 계산해서 블루매트를 옆에 치고 촬영한 게 아니라 크레인을 이용해 와이어로 배우들이 실제로 날라다니고 나중에 CG로 와이어만 지웠다. 외계인과 로봇 등이 나오는 영화라 CG가 많이 사용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관객이 CG처럼 느끼는 게 아니라 실제처럼 느낄 수 있길 바랐다.

그런데 여름에 46일 동안 비가 내리더라. 최장 장마가 왔다. 비가 조금만 그치면 나가서 찍으려 했는데 정말 쉬지 않고 비가 내리더라. 비가 잠시 소강 상태일 때는 오픈 세트 바닥에 빗물이 고여서 안전 문제 때문에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다. 스태프들이 빗물을 퍼내면 또 비가 오고. 그렇게 46일 동안 비가 오는데 정말 해탈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전체 촬영이 한달 가량 더 길어졌다.

코로나19 때 촬영한 만큼 방역에 많은 힘을 기울렸다. 다행히 배우도 스태프도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가 없었다. 외부에서 확진된 경우는 있으나 다행히 촬영 일정과 겹치지 않았다.

'외계+인' 류준열 스틸 '외계+인' 류준열 스틸
-고려말 배경과 현대 배경에 외계인이 나오는 만큼 사극 CG와 SF물 CG가 이뤄져야 했는데.

▶그래서 프리 비주얼, 특히 콘티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다. 배우 동선과 3D 캐릭터를 한 프레임에 같이 찍어야 했으니 콘티 작업부터 어떻게 찍을 지를 계산해야 했다. 배우와 3D 캐릭터를 따로따로 찍으면 상대적으로 수월했겠지만 최동훈 감독이 한 프레임에 같이 있길 바랬고, 그게 이 영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3D 캐릭터와 배우가 한 프레임에서 액션도 해야 했으니 훨씬 치밀하게 준비했다. CG를 맡은 덱스터스튜디오가 '승리호' 등 경험이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버추얼 디자인이 중요했다. 그냥 외계인 캐릭터를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디자인해서 만든다고 해도 그걸 구현하는 건 다른 문제다. 어떤 동작으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그걸 스크린에 어떻게 배우와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지를 기획부터 계산해야 했다. 다행히 한국에는 '괴물'을 디자인하고 '설국열차' 속 열차 등의 작업을 같이 한 훌륭한 스태프들이 있었다. 그래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었다.

-'외계+인'은 과거와 현대가 교차하는 구성이다. 자칫 관객이 헷갈릴 수 있는 이 구성에 어떻게 서스펜스를 주려 했나.

▶결국은 이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이야기가 확대되는지, 관객들이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부분은 배우들을 따라가는 즐거움을 주고. 최동훈 감독의 영화들이 많은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그걸 보고 따라가는 즐거움을 주는 특색이 있지 않나. 그걸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야기를 이끄는 큰 축이 류준열과 김태리인데. 김우빈은 건강이 회복되면서 더 큰 역할을 맡게 됐고. 일단 류준열과 김태리, 이 두 배우의 나이대로 이 이야기를 만든 이유가 있다면.

▶'외계+인'은 SF판타지모험극이다. 현대는 SF고, 과거는 판타지인 셈이다. 두 세계를 오가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인 만큼, 주인공이 어린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려운 문제를 힘들게 해결하고 우리도 정말 가본 적 없는 곳으로 떠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어떤 캐릭터와 같이 이 여행을 떠나는 게 가장 흥미롭고 재밌을까 생각했다.

그런 고민 끝에 주인공의 나이가 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류준열이 맡은 무륵은 얼치기 도사 캐릭터다. 이도 저도 아닌 소년 같은 캐릭터인데 할 때는 하는. 김태리는 '아가씨'를 보고 "와, 저 배우 누구냐"라며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되게 어린 줄 알았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김태리가 맡은 역할은 천둥 쏘는 처자로 생각했다. 고려시대에 우주선이 나오고 그 때 권총을 쓰는 여자가 나오면 어떨까, 그러면 정말 재밌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바로 김태리가 떠올랐다. 귀엽고 당당한데 큰 미스터리를 입고 있는 느낌.

-각각의 활약이 있겠지만 류준열 캐릭터는 1부보다 2부에 더 큰 활약을 펼치는데.

▶그렇다기 보다는 류준열이 맡은 무륵은 1부에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모험을 한다면 2부에선 더 큰 모험이 기다리니깐 한층 더 흥미진진해진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외계+인' 1부에서 구축한 것들이 2부에서 더 흥미진진하게 커지면서 액션과 모험이 한층 확대되니깐.

'외계+인' 김태리 스틸 '외계+인' 김태리 스틸
-도술의 액션이 있고, 외계인의 액션이 있을텐데. 어떻게 액션을 설계했나.

▶와이어를 기반으로 날아다니는 액션을 많이 했다. 도사도 외계인도 그런 액션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래야 도사들과 외계인의 액션이 결합할 때 자연스럽고 재미있을 테니깐. 마블영화 슈퍼히어로 액션 보다는, 좀 더 실제 인물들끼리 부딪히는 합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야 더 실제처럼 보일테니깐. 도사와 외계인의 하이브리드 액션 시퀀스가 '외계+인' 액션의 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류준열의 액션은 천연덕스럽고 얼치기 같지만 유려하고 할 때는 한 방을 보여주는 식이다. 김태리 액션은 절도 있고 강단 있으면서 카리스마 넘치게 구성했다. 신선으로 등장하는 염정아는 신선 다운 깜짝 놀랄 액션이 준비됐다. 김우빈은 일단 멋있는 액션을 선보인다.

-최둥훈 감독은 작품을 찍을 때마다 액션을 위해서 새로운 촬영장치를 만들곤 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걸 만들었나.

▶와이어를 X축과 Y축으로만 활용하면 액션이 단조로울 것 같았다. 위아래와 좌우로만 액션이 이어질 수 있으니. 그래서 일종의 기중기를 만들어서 X축과 Y축을 활공하면서 횡으로 움직이면서 입체기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 기중기를 움직이고 와이어를 당기는 무술팀이 모두 그린 쫄쫄이를 입고 작업했다. 나중에 CG로 그린 쫄쫄이를 지워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그런데 결국 액션의 완성은 표정 연기인 것 같다. 류준열과 조우진, 염정아 등 도술쪽 액션을 하는 배우들이 주로 기중기를 탔는데 덜컥 거리고 힘든 와중에도 그걸 표정으로 다 살리더라. 최동훈 감독이 그래서 액션의 정점은 얼굴이라고 이야기한 것 같다. 그 배우들의 얼굴을 담기 위해 카메라도 와이어캠을 사용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영화에는 카메라 움직임으로 액션을 많이 표현하지 않고, 배우들이 리얼로 연기하고 카메라 움직임은 최소화했다. 카메라 무빙으로 현란한 액션을 표현하기 보다는 배우들이 실제 선보이는 액션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면 무술감독과 카메라 감독의 호흡도 중요했을 텐데. 미술도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등장하니 그만큼 더 공을 들여야 했을테고.

▶미술감독은 '암살'을 같이 했던 류성희 감독과 '도둑들'을 같이 했던 이하준 미술감독 두 분이었다. 무술감독도 두 명이었다. '도둑들'과 '암살'을 같이 한 유상섭 무술감독과 '봉오동 전투' 등의 류성철 무술감독이 같이 했다. 촬영감독은 '사도' '독전' 등의 김태경 감독과 처음 작업을 했다. CG 촬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촬영감독님이라 좋은 호흡을 맞췄다.

-음악감독은 늘 같이 작업했던 장영규 음악감독과 했는데. 도사물인 만큼 '전우치'의 시그니처 음악 같은 음악이 '외계+인'에도 등장하는가.

▶'전우치'보다 음악이 더 좋다. 개인적으로는 장영규 음악감독의 최고 스코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음악이 좋다.

'외계+인' 김우빈 스틸 '외계+인' 김우빈 스틸
-'전우치'에 이어 '외계+인'에서 도사의 세계관을 열고 있는데. 도사의 세계관은 앞으로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 더 활용되는지. 또 보통 외계인이 등장하거나 SF를 하면 디스토피아를 그리기 마련인데 '외계+인'은 과거를 오가는 즐거운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쓸 때는 숙성 과정이 필요하다. 최동훈 감독이 '암살'까지는 그동안 스스로에게 쌓여왔던 이야기들을 해왔다. '도청'은 리메이크고.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쓸 때 뭘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최동훈 감독에게 "갓 데뷔한 감독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최동훈 감독은 예전부터 외계인과 도사 이야기를 재미있어 했다. 최동훈 감독은 진짜 영화 찍는 일을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영화감독은 자기 안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든는 즐거움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힘들어지는 단계가 오기 마련이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그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외계인과 도사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됐다. 이 작업을 하면서 최동훈 감독이 정말 애처럼 신나했다. 그렇게 신나게 준비하는 세계이기에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외계+인' 2부는 언제 관객이 만날 수 있게 되는지.

▶일단 2023년이다. 자세한 시기는 미정이다.

-올여름 한국영화 빅4 중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는데.

▶5년이 넘게 준비한 작품이다. 정말 뼈를 갈아 넣었다. 하루라도 빨리 관객에게 보여 드리고 싶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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