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범죄도시2' 액션과 유머의 즐거운 크레센도 ①

전형화 기자  |  2022.05.12 09:18
마석도 형사가 5년만에 돌아왔다. 아직 싱글이다. 5년이 흘렀지만 그의 주먹은 더 단단해졌고, 유도 기술까지 습득했다.


금천서 강력반 마석도 형사는 오늘도 범죄자 때려잡는데 바쁘다. 인질 잡고 소란 떨던 범죄자도 그의 주먹 한 방에 갱생한다. 신문에선 과잉진압 운운하지만, 오늘도 금천서는 평화롭다. 마석도는 베트남에서 자수한 범죄자를 한국에 데리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전일만 반장과 현지를 찾는다.

모처럼 휴가일 줄 알았는데 웬걸. 동남아로 도망간 한국 범죄자들이 한국인들을 상대로 범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알고보니 자수한 범죄자도 한국인 납치 사건과 연류됐던 것.

마석도는 동남아에서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몸값을 받은 뒤 살해 행각을 벌여온 범죄자 강해상이 이번에는 한국에서 손 꼽히는 대부업체 사장 아들을 납치했다는 걸 알게 된다. 강해상은 마석도 뿐 아니라 대부업체 사장이 보낸 해결사들에게 쫓기게 됐지만 개의치 않아하는 흉악범 중의 흉악범이다.

과연 마석도는 강해상에게 정의로운 주먹 맛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금천서 강력반은 오늘도 평화롭도록 일을 시작한다.

'범죄도시2'는 2017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해 688만명을 동원한 '범죄도시'의 속편이다. 1편은 강윤성 감독이 연출했고, 2편은 1편의 조연출이던 이상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 마석도 역할을 맡은 마동석은 전편에 이어 2편에서도 기획자로 같이 참여했다. 그러니 이 시리즈는 감독이 바뀌어도 마동석이란 방향성은 그대로라는 뜻이다.

'범죄도시2'는 1편처럼 직선적이다. 복선 따위는 없다. 범죄자를 마동석이 주먹으로 때려잡는다는 우직한 설정으로 시종일관 내달린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베트남에서 다시 한국으로, 쉴 새 없이 내달린다. 유머는 깨알 같이 더 늘었다. 전편의 "싱글이야"에 이어 2편에는 "누가 5야"가 인구에 회자될 듯 하다. 전편의 박지환이 2편에서 보다 큰 웃음을 담당한다.

'범죄도시2'는 시작부터 액션이 내러티브를 이끌고 유머가 긴장을 풀어준다. 이 강약강약이 크레센도로 종장까지 이어진다. 이 리듬감이 좋다. 액션은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원신원컷처럼 보이게 편집한 베트남 강해상의 집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마지막 버스에서 액션이 발군이다. 패쇄된 공간을 설정하고 그 공간을 활용해 마치 게임처럼 액션의 쾌감을 즐기게 한다.

'범죄도시'는 강력한 형사 마석도가 한 축이라면, 강력한 빌런 장첸이 또 다른 축인 영화였다. 이 양 축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상징이 될 것 같다. 마동석이 마석도를 계속 맡는 터라, 누가 이 시리즈의 빌런을 맡을지가 계속 화제가 될 듯 하다.

2편의 빌런 강해상은 손석구가 맡았다. 손석구는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잘 활용하는 배우라는 걸 이번에도 입증했다. 비록 빌런이 여러 갈래로 나뉘다보니 전편의 장첸 같은 카리스마는 좀 떨어지지만, 손석구의 비릿한 얼굴과 탄탄한 육체가 새로운 빌런 강해상을 완성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로 한국 형사영화의 아이콘이 될 듯 하다. '리썰 웨폰' 시리즈의 멜 깁슨처럼, '범죄도시' 시리즈의 마동석으로 두고두고 남을 것 같다. 마동석의 거대한 뒷모습 실루엣이, 찰리 채플린 실루엣이나 마이클 잭슨 실루엣처럼, 아이콘으로 기억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 같다.

'범죄도시2'는 한국영화 제작 기술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마치 베트남에서 촬영한 것처럼 만들어졌다. 사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당초 '범죄도시2'를 베트남에서 촬영하려 현지를 찾았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곧 격리된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철수했다. 이후 지난해 상황이 조금 호전됐을 때 이상용 감독과 촬영감독 등 일부 스태프만 베트남을 찾아 소스 촬영만 하고 돌아왔다. 영화 속 베트남에서 배우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한국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베트남 소스 영상과 한국에서 촬영한 장면을 합쳐서 마치 베트남 로케이션 촬영처럼 완성했다. 베트남과 빛의 질감을 맞추기 위해 한국에서 여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는 후문. 그야말로 한국 CG기술과 촬영 기술, 신과 신을 연결하는 제작진의 노하우가 결합됐다.

'범죄도시2'는 이른바 사이다물이다. 고구마 같은 현실에 청량감을 주는 사이다 서사에 열광하는 요즘 한국 관객 취향과 잘 맞는다. 그걸 마동석이 해내니 더 즐길 만하다. 모처럼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한국 오락영화다.

5월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추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던 1편과 수위는 큰 차이가 없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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