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볼을...' 노시환의 치명적 실책, 이대로는 AG 발탁 어렵다 [★수원]

수원=김우종 기자  |  2022.03.22 20:41
한화 노시환이 지난 18일 창원 NC전(시범경기)에서 포구 실책을 범하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지난 18일 창원 NC전(시범경기)에서 포구 실책을 범하고 있다.
한화 내야수 3루수 노시환(22)은 향후 10년 간 이글스 내야를 책임질 핵심 거포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날(21일) 시범경기서도 홈런포를 터트리며 무서운 공격 본능을 발휘하고 있는 노시환. 하지만 그런 그에게 아쉽게도 늘 불안한 점으로 꼽히는 게 있으니 바로 송구 문제다. 이날 경기서도 결정적인 순간 승부처에서 송구 실책을 범하며 고개를 떨궜다.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2022 KBO 시범경기가 열린 22일 수원 KT 위즈파크. 한화가 3-4로 뒤진 6회말, KT의 공격. 권동진의 안타로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간 KT 타석에 오윤석이 들어섰다. 이후 한화 투수 박윤철이 폭투를 범하며 주자 2,3루가 됐고, 볼카운트는 2-2로 변했다. 그리고 제 5구째. 박윤철의 속구(143km/h)를 오윤석이 잡아당겼다. 타구는 2차례 바운드 된 이후 3루수 노시환에게 향했다.

평범하게 처리할 수 있는 땅볼 타구였다. 노시환은 굳이 2루 주자를 태그하지 않고 1루 쪽을 향해 송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송구의 방향이 다소 외야 쪽으로 향했다. 1루수 정민규가 최대한 발을 쭉 뻗으며 송구를 낚아챘으나 이미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뒤였다. 결과는 세이프. 한화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설상가상 정민규가 넘어지는 사이, 2루주자 권동진마저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점수는 3-6까지 벌어졌다. 시범경기가 아닌 정식경기였다면 사실상 승패를 가른 승부처라고 볼 수 있었다. 이날 한화는 4-6으로 패했다.

한화 노시환(오른쪽)의 송구 모습. 한화 노시환(오른쪽)의 송구 모습.
노시환은 2019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해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6, 1홈런에 그친 그는 2020년에는 106경기서 타율 0.220, 12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107경기서 타율 0.271, 18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노시환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3루수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수비 쪽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채 결국 합류가 불발됐다. 이제 노시환은 절치부심,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노리고 있다. 24세 이하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꾸리는 상황에서 노시환은 승선이 유력한 내야수들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노시환의 송구 불안이 계속된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도 장담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어느 사령탑보다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같은 단기전에서 수비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결정적인 순간 작은 수비 동작 하나는 승패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거제 스프링캠프서 만난 노시환은 송구 부분에 대해 "올해는 꼭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기 중 한 번 더 집중해서 100% 컨디션으로 플레이하면 송구 불안 문제는 확실하게 고칠 수 있다고 본다. 정확하고 빠르게 1루수 가슴을 보고 던지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올해에는 아예 그런 지적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최근 시범경기서 한화는 수비 센스가 좋다고 평가받는 외야수 김태연을 2루수와 3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때로는 노시환이 1루를 맡기도 했다. '3루 노시환'보다 '1루 노시환'이 장기적으로는 더 안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한화는 노시환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도 대비해야 한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김태연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수비도 좋고 타격 재능도 있다. 정민규, 변우혁 등과 함께 (유사시) 노시환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차라리 시범경기에 이런 실책이 빨리 나온 게 다행일 수도 있다. 한화 팬들은 노시환이 반복되는 송구 불안 문제를 극복하고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거듭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화 노시환. 한화 노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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