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오징어 된 나, 처음부터 좋았던 '오징어게임' 반가웠죠"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2021.10.03 13:00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정재(49)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확실히 오징어가 됐지만, 그동안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와 달리 흔하게 볼 수 있는 성기훈을 만나 반가웠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지난달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국내는 물론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전 세계 TV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내 '오늘의 TOP 10' 1위에 랭크되기도.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83개국에서 TOP 3를 유지하고 있다.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이정재도 글로벌한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눈으로 본다고 해야하나. SNS 눈팅을 한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사진을 올려주는 걸 보고 있다. 실제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SNS에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하더라. 오늘 아침에도 '선배님 같이 찍은 이 사진 올려도 되나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올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어 "동료 배우분들 시작해서 지인들까지 요새 문자 메시지부터 전화 연락이 많이 온다. 축하 연락을 많이 해줘서 감사하다. '오징어 게임'을 보신 시청자분들이 패러디를 하면서 영상을 올리는 것들이 재밌더라. '이 분들은 우리보다 훨씬 아이디어가 있는데?'라는 분들도 있다. 요즘 촬영해서 자주는 못 보지만, 쉬는 시간이 나면 SNS를 찾아보면서 웃곤 한다"라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정재가 생각하는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한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이정재는 "독특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 한국 콘텐츠를 떠나서 아마도 굉장히 독특한 콘셉트다. 여러가지 측면들이 복합적으로 많이 어우러져 있는 그런 시나리오이면서 촬영, 캐릭터들이 다 조화를 이룬게 아닌가 싶다. 조합이 잘 맞아서 이러한 내용이 공감을 살 수 있는 시대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동혁 감독님이 8년 전서부터 준비를 하셨다고 하셨는데 아마 그때 보다는 지금이 더 공감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까 작품을 만드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봐주시는 분들의 시기까지도 잘 맞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넷플릭스와 첫 협업했다. 그는 넷플릭스와의 작업 소감에 대해 "넷플릭스의 작업은 사실 촬영할 땐 잘 못 느꼈다. 공개될 때 많이 느낀 것 같다. 촬영할 때는 사실 영화 프로덕션에서 진행을 했었다. 영화 감독님과 영화 스태프들이 촬영해서 영화를 찍는 거라고 생각했다. 저희가 촬영했었던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공개가 되면서부터는 넷플릭스의 힘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기사로만 봤었지만, 넷플릭스가 안 들어가 있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많은 국가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걸 보고 놀랐다. 반응도 시시각각 올라오는 것들 취합해서 홍보도 함께 잘 해내가는 걸 보고 많이 다르구나 생각이 들더라. 각종 이벤트 같은 것들을 진행하는 걸 보면 '미국 스타일인가' 보다라고 많이 느꼈다"라며 웃었다.

이정재는 왜 '오징어 게임'에 매력을 느꼈을까. 그는 "콘셉트가 좋았다. 성인들이 하는 서바이벌 게임인데 어렸을 때 했던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공포감이 느껴졌다. 장르는 서바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게임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충들이 이 사람들이 왜 여기까지 오게 했는지 꼼꼼하게 시나리오에 해놨다. 그런 것들이 과장되지 않게 하나 하나 1부부터 시작해서 쌓아둔 것들이 엔딩 때 감정적으로 효과적이게 폭발하는 지점들이 다른 서바이벌 영화 보다는 차별성을 많이 느꼈다. 처음부터 좋았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신과 함께' 시리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에서 등장만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던 이정재. 그런 그가 강렬함을 벗고 소시민으로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섰다. 이정재는 극중 기훈 역을 연기했다. 기훈은 실직, 이혼, 도박, 사채까지 전전하며 가족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 이정재는 기훈을 통해 오직 승자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의 격랑에 휩쓸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정재는 파격적인 변신에 대해 "해외 분들은 저를 잘 모르실 듯 하다. 제 팬이신지 한국 시청자인지 잘 모르겠는데 '이정재가 이런 것만 하는 배우는 아니에요'라고 하면서 사진을 잔뜩 올려놨더라. 그거 보고 한참 웃엇다. 연기자는 개인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는가 보다 캐릭터가 시청자가 봤을 때 '저 사람은 어떤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훈 역할을 잘했다'라고 그 정도만 생각해주셔도 그 이상 바랄 게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이정재의 반전 매력을 끌어내고 싶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정재는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먹다 보니까 센 역할, 악역 밖에 제안이 안 오더라. 근래에 했던 작품들이 극중에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켜야만하는 그런 캐릭터들이 주로 많이 들어왔다"라며 "저도 그런 캐릭터들이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무언가 다르게 다른 모습이나 다른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노력은 했었는데 계속 그런 캐릭터들이 들어오다 보니까 내가 더 무언가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는 찰나에 황동혁 감독님이 기훈 캐릭터를 제안해주셨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오랜만에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황동혁 감독님의 제안이 반가웠지만 캐릭터를 보고 더 반가웠다"라고 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보신 분들은 제게 '진짜 모자가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 왜 하필 그 모자를 썼냐고 그러더라. 또 모자를 썼을 때 머리를 안으로 깔끔하게 쓰지 왜 저렇게 대충 썼냐고 하더라. 주변에서 말들이 많았다"라며 "망가진다는 표현은 연기를 하는 제 입장에서 망가졌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자니까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데 성기훈 역을 잘 해내기 위해 했던 것이기 때문에 망가져야 된다는 생각은 준비를 할 때나 촬영을 할 때나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생활 연기를 해야되는 건 망가지는 게 아니라 생활 연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