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강종익 덱스터 대표 "메타버스·콘텐츠·VFX, 덱스터 성장동력" [★FULL인터뷰] ①

전형화 기자, 김미화 기자  |  2021.09.27 10:15
김욱, 강종익 덱스터스튜디오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김욱, 강종익 덱스터스튜디오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덱스터스튜디오는 현재 한국영화계를 너머 콘튼체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다. 기획부터 제작, 후반작업까지 참여한 영화 '모가디슈'가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OTT회사 넷플릭스와 후반 작업 계약을 체결해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메타버스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버추얼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VFX회사로 시작해 이제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후반작업에 메타버스 본격 도입까지 원스톱 스튜디오 시스템을 완성시켜가고 있는 단계다. 스타뉴스가 창간 17주년을 맡아 덱스터스튜디오의 김욱, 강종익 대표를 만났다.


-올 하반기 파주에 버추얼스튜디오 공식 런칭을 앞두고 있는데. 당초 CJ ENM과 버추얼스튜디오를 같이 만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 결국 독자적으로 설립했는데.

▶(김욱대표) CJ ENM의 니즈가 있었고, 저희가 이미 준비하고 있어서 같이 하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긴 했었다. 하지만 논의하다보니 가고자하는 방향이 달랐다. 덱스터스튜디오는 LED월을 360도 활용하는 영화와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 제작에 포커싱을 맞췄고, CJ는 XR, 공연 등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그래서 목적이 다르다보니 어느 쪽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각자 만들어서 쓸 수 있을 때 같이 쓰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마무리됐다.

-버추얼 스튜디오의 핵심은 무엇인가.

▶(강종익대표) 리얼리티다. 영화나 드라마에 버추얼스튜디오를 활용하는 것에는 리얼리티가 기본적으로 충족돼야 한다.

-버추얼 스튜디오는 기존에 크로마키용 그린매트를 사방에 세워놓고 배우가 연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방의 LED월에서 실제 콘텐츠에 삽입되는 배경이 나오는 가운데 연기하는 게 핵심이다. 버추얼스튜디오가 상용화되면 후반작업에 CG를 배경으로 입히는 기존 방식과 달리 후반작업에는 최소한의 보정만 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제작 현장이 바뀔텐데. 그렇게 되면 후반작업 기간은 줄고 프리 프로덕션 기간이 길어질테고.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이긴 한데 그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을텐데. 언리얼엔진도 그렇고.

▶(김욱대표)일단 파주에 12월에 정식 오픈하는 버추얼스튜디오는 200평 규모에 47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 정도 규모면 4년 내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버추얼스튜디오는 글로벌 표준기술이 채 정리돼 있지 않다. LED도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단가가 떨어지기도 하고. 버추얼스튜디오의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가 언리얼엔진이다. 게임처럼 카메라가 움직이면 배경도 같이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배우의 동선에 따라 배경이 바뀌니깐. 메타버스 시스템을 이용해 버추얼배우가 주연을 맡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언리얼엔진은 게임 엔진이다보니 영화나 드라마 등에 충분히 쓰이려면 좀 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이 부분도 고려하면서 작품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영화를 만드는 곳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각종 테스트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LED월을 사용할 경우 촬영할 때 조명은 어떤 밝기로 해야 할지, 카메라 렌즈는 어떤 걸 사용해야 할지, 배우의 동선은 어디까지가 적합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매번 노하우로 쌓을 수 있다. 이건 작품을 기획부터 제작, 후반작업까지 모두 할 수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이기에 가능하다.

-'신과 함께'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의 일부분을 버추얼스튜디오에서 촬영한다고 하던데.

▶(김욱대표)2~3장면 정도 촬영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더 문' 상당 부분을 버추얼스튜디오에서 찍는 걸 고려했으나 스튜디오 설립이 늦어져서 그 정도 촬영을 하기로 했다. 그렇기도 할뿐더러 어떤 식으로 버추얼스튜디오를 활용해야 하는지, 충분한 테스트 작업이 필요한 터라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버추얼스튜디오는 2년반 정도 준비를 해욌다. 미국에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다. 버추얼스튜디오는 단지 VFX공정만 정통해서는 운영할 수 없다. 이야기한 것처럼 조명의 밝기, 카메라의 무빙, 배우의 동선 등에 대한 이해가 충분해야 한다. 그렇게 운영하기 위해서 버추얼스튜디오에 이미 배경아티스트와 촬영팀들을 포함한 각 단계의 슈퍼바이저들이 팀으로 함께 하고 있다. 버추얼스튜디오 촬영은 일반 카메라렌즈로도 가능하다. 텍스터스튜디오에서는 이런 각 렌즈들에 대한 활용도도 쌓이고 있다. 이런 작업들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는 과정과 버추얼스튜디오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확정되는 과정이 같이 진행될 것이라 본다.

-버추얼스튜디오는 단순히 SF나 디스토피아 같은 배경 외에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 로케이션이 필요한 영화와 드라마, CF, 뮤직비디오 등에 대한 수요도 클 것 같은데. 덱스터스튜디오가 최근 광고회사인 크레마월드와이드를 인수한 것도 그런 배경인가.

▶(강종익대표)일단 버추얼스튜디오에 대한 문의는 영화, 드라마 제작사들에서 많다. 물론 광고도 있고. '더 문'은 그런 점에서 첫 번째 사례다. 생각보다 많은 기술적인 요구가 있다. 기술적으로는 감히 한국에서 제일 나은 기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잘 되고 있다. '더 문'으로 쌓이는 노하우와 또한 실제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광고회사를 인수한 건, 사실 논의한 건 오래됐다. 덱스터스튜디오가 단순히 광고CG만을 맡아서 할 것인까, 그랬다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시너지가 어떻게 서로 나올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광고 뿐 아니라 숏폼도 브랜드를 이용한 영상 제작이 활발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덱스터스튜디오와 시너지가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정했다.

-덱스터스튜디오가 메타버스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캐릭터 루이를 만든 디오비스튜디오와 MOU를 최근 체결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

덱스터스튜디오가 MOU를 체결한 디오비스튜디오의 버추얼캐릭터 루이/사진제공=디오비스튜디오 덱스터스튜디오가 MOU를 체결한 디오비스튜디오의 버추얼캐릭터 루이/사진제공=디오비스튜디오
▶(강종익대표)그렇다. 일련의 것들이 최근 연달아 발표되고 있지만 논의를 시작한 건 오래됐다. 버추얼 캐릭터가 광고에도 현재 나오고 있는데, 영화에도 등장할 수 있다. 덱스터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신과 함께3'에 버추얼 캐릭터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이 각각의 요소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사업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판단했다.

-메타버스가 최근 화두다. 미래성장 사업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보니 메타버스 관련 회사들의 주식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도 하고. 덱스터스튜디오도 그 중 하나인데.

▶(김욱대표)메타버스가 갖춰야 할 요소로는 첫번째 아바타, 두번째는 환경, 세번째는 경제활동을 인식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 등이다. 일단 아바타와 아바타가 움직이는 환경 등은 덱스터스튜디오가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기술이 있고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과 결합하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결국 체험이다. 요즘 같은 비대면 세상에선 체험의 중요도가 더 커졌다. 메타버스를 통한 체험이 사람들의 익숙함에 근접하는 것. 그 지점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술들을 갖고 있기에 차근차근해보려 한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콘텐츠의 제작, VFX, 버추얼스튜디오의 활용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 각각의 요소들이 교집합을 내고 그 속에 메타버스도 포함된다. 다만 이것들이 오롯이 메타버스만 추구하는 건 아니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R&D를 계속 하면서 영화와 드라마, 숏폼, 광고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기획부터 제작, 후반작업까지 종합적으로 해내는 회사가 목표고 그렇게 가고 있다.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승리호'와 극장에서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모가디슈' VFX를 맡았는데. '모가디슈'는 기획부터 제작에도 참여했고. 두 작품은 VFX 성질이 다른데. '승리호'는 CG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기술을 선보였고, '모가디슈'는 '기생충'처럼 CG가 안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강종익대표)기술도 기술이지만 VFX슈퍼바이저가 기획부터 잘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VFX로 구현할 수 있을지를 기획단계부터 판단하고, 불가능할 경우 대안까지 제안하는 슈퍼바이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덱스터스튜디오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모가디슈'의 경우 관객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800컷 가량이 VFX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카체이싱도 그렇고 원신원컷 장면에서도 활용됐다. VFX기술이 없으면 표현이 안되는 장면들도 있고.

김욱, 강종익 덱스터스튜디오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김욱, 강종익 덱스터스튜디오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모가디슈' 이후 덱스터스튜디에서 선보이는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강종익대표)주지훈이 주연을 맡은 '사일런스'는 현재 후반작업 중이고, '더 문'은 촬영 중이다. 그리고 '신과 함께' 3,4편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를 포함해 20여편 가량을 기획, 개발 중인데 다작을 하는 회사는 아니니깐 완성도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신과 함께'도 그랬지만 덱스터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영화들은 색깔이 분명한데. VFX기술이 많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들인데.

▶(강종익대표)덱스터스튜디오는 '미스터고'의 VFX를 담당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지향점이 분명하다. VFX기술과 이야기가 잘 접목된 작품들, 그런 작품들이 우리 회사와 시너지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방향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에도 맞다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있는 영화. 또한 '신과 함께'처럼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요가 상당한 영화. 그런 작품들을 추구한다.

그리고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작품들도 준비 중이다. 예컨대 '신과 함께'의 7개 지옥을 숏폼으로 만들 계획도 있다. 이 숏폼을 단순히 영상으로 활용하지 않고 다른 분야와 접목시킬 수도 있다. OTT가 됐든, 숏폼이 됐든, 덱스터스튜디오의 색깔이 분명한 IP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다.

-올해 넷플릭스와 후반 작업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뿐 아니라 넷플릭스의 해외 콘텐츠도 담당하게 되나.

▶(김욱대표)사운드와 후반작업 계약을 해서 넷플릭스 전용 별도 스튜디오도 만들었다. 우리 기술에 대한 신뢰를 해준 것 같다. 이런 작업은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의 해외 콘텐츠도 계약에 따라 가능하다.

-최근 중국에서 게임과 연예계, 부동산 등에 강한 규제를 하는 것과 관련해 덱스터스튜디오에 영향은 없나.

▶(김욱대표)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2016년에 시작된 한한령이 전화위복이 됐다. 중국 당국의 규제도 규제지만 코로나로 중국에서 대형 영화 제작이 줄어들었다. 이런 흐름이 계속 있었기에 중국에서 테마파크 협업으로 사업 방향을 다변화하기도 했다. 만일 우리가 중국만 보고 일을 했으면 무척 어려웠을테다.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이참에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모가디슈'처럼 공동제작을 늘릴 계획은 있나.

▶(강종익대표)'모가디슈'와는 다른 방식의 공동제작이 늘 수 있다. '모가디슈' 같은 공동제작도 물론 추진하겠지만, 일단 메타버스가 성장하려면 공동제작을 포함해서 수주를 많이 해야 한다. 기존 VFX 수주를 확대할 생각은 없다. 그런 방식의 수주에는 한계를 느끼기에 콘텐츠를 제작하고 메타버스 시장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미국과 이야기하는 것도 덱스터스튜디오가 잘 할 수 있는 방식의 공동제작을 논의하고 있다.

덱스터스튜디오는 계속 B2B사업을 하겠지만 B2C로 영역을 넓혀 갈 계획이다. 메타버스와 버추얼스튜디오는 문화, 공연, 예술계로 확장이 용이하다. 비단 한국 시장 뿐 아니라 언택트 시대를 맞아 해외로 한층 커질 것이다.

-덱스터스튜디오의 신성장 동력으로 메타버스는 속도를 내고 있고, 앞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김욱대표)새로운 포맷에 대한 기획과 B2C사업 등이다. 예술 분야와 메타버스의 연계랄지,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콘텐츠에 관심이 늘 많다.

(강종욱대표)사운드. 음성 학습 등에 대한 관심아 많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작은 퍼즐 중 하나가 음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 얼굴을 만드는 것에 대해선 이미 시작을 했으니 남은 건 음성이지 않을까 싶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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