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티빙·카카오TV "OTT와 방송사, CP 성장으로 상생"(인터뷰②)[★창간17]

한해선 기자  |  2021.09.07 08:00
/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인터뷰①에 이어

2021년 현재는 '콘텐츠 범람'의 시대다.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영화 등 무수한 장르의 콘텐츠가 레거시 미디어의 틀에 갇힌 부수적인 객체가 아니라 방송사를 복수로 넘나들 수 있는 주체로 변화한 것. TV 방송국의 진화 형태를 보면, 1세대 지상파에서 2세대 케이블 위성 채널로 유선 상의 발을 넓혔고, 3세대는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 OTT(Over The Top)가 새로운 '메타버스 방송국'의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채널 사용자 PP(Program Provider)가 쇠퇴하면서 지금은 역으로 한 플랫폼에서 얼마만큼 많은 콘텐츠를 수급하고 배급하느냐, 라이프로깅에 어느 정도로 부응하느냐가 성패의 기준이 됐다.

장르와 규모를 불문하고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시청자는 어떻게든 본다'는 가치가 더 커졌다. '재미' 자체에 본질을 두게 됨으로써 양질의 이야기가 나오고 콘텐츠 산업의 발전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기생충'은 내수 경쟁이 낳은 긍정적인 산물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프라임비디오, 애플티비플러스 등 해외 OTT가 국내 진출을 꾀하는 한편, 국내 토종 OTT의 빠른 발전이 이에 반격한다. 국내 3대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wavve), '티빙'(TVING), '카카오TV'(kakao TV)가 메타버스 환경에서 기존 방송국만큼의 영향력을 갖게 된 것. 세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콘텐츠 공급을 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차이도 있다.

웨이브는 모든 지상파와 대다수 케이블 프로그램,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강점을 갖고, 티빙은 CJ ENM 계열 채널의 프로그램 전부와 영화, 일부 종편과 타 케이블 프로그램, 자사 유튜버 방송으로 글로벌 마니아를 모은다. 카카오TV는 웹툰, 웹소설 등 자사 IP를 활용한 드라마, 스타 PD와 연예인 기용, 자체 오리지널의 자사와 타사 병렬 공급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발전이 향후 메타버스 콘텐츠 공급까지 기대할 수 있다.

스타뉴스가 창간 17주년 기념으로, 국내 3대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 '티빙', '카카오TV' 관계자와 인터뷰를 갖고 현 OTT 시장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티빙 /사진=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를 상당수 제작했습니다.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을까요?

▶웨이브 배재근 마케팅전략그룹장: 웨이브는 30만 편에 달하는 방대한 방송 콘텐츠 라이브러리로 안정적 기반을 다지면서 대중성을 확보했습니다. 오리지널은 이용자에게 새로움을 주며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가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독점 제공하는 콘텐츠니까 가입자 유입에도 핵심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웨이브도 오리지널에 공격적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방송 드라마 위주의 오리지널이 대부분이었는데 하반기 중에는 웨이브가 자체기획한 드라마도 속속 선보일 예정입니다. 방송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와 장르를 OTT 특성에 맞게 다양화 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인 것 같습니다. 섹시 코미디 드라마 '유레이즈미업'(8/31 공개), 정치 블랙 코미디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비롯해서 웨이브가 설립한 스튜디오웨이브의 첫 작품 '트레이서'까지 연내 오픈합니다.

▶티빙 콘텐츠사업국 황혜정 국장: 결국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큼 볼만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보유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에 티빙은 올해 1월부터 약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다양한 팬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장르의 다변화와 이미 믿고 보는 콘텐츠들을 새로운 포맷으로 다시 즐기는 스핀오프 형식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티빙이 성장세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취향의 다양한 팬덤을 빠르게 파악하고, CJ ENM과 JTBC의 역량있는 제작시스템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티빙으로 유입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습니다. 티빙의 촘촘한 오리지널 포트폴리오 전략이 티빙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비디오컨텐츠사업그룹 김소정 그룹장: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는 모바일 시청에 최적화된 콘텐츠 포맷을 추구했다는 측면에서 기존 TV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들과도 확실히 차별화된 콘텐츠 요소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MZ 세대들의 공감 키워드인 연애, 직장, 취업, 커리어, 젠더이슈 등 새로운 소재부터 기획, 구성, 포맷까지 기존의 틀을 깨는 신선한 재미와 공감을 전하며 뉴미디어 시대에 새로운 콘텐츠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타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배출해, 카카오TV라는 브랜드를 시청자들에 각인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TV 오리지널을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IP들의 대중적인 인지도와 콘텐츠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가고자 합니다.

-뉴 미디어의 시대입니다. 방송사 TV 채널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청자가 이동하는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또 방송사와의 상생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웨이브 배재근 마케팅전략그룹장: 과거에는 채널이 한정적이고 지상파, 케이블이 명확히 구분됐습니다. 채널이 많아지면서 시청자에게 채널 브랜드에 대한 구분은 점차 의미가 약해진 것 같습니다.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더 심화됐습니다. '채널'이 아니라 '콘텐츠'를 찾아 OTT를 탐색합니다. 그러한 환경 변화에 주요 방송사들도 전략적으로 OTT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여러 OTT들이 독자적인 오리지널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채널은 전통적인 콘텐츠 강자입니다. 방송콘텐츠 수급, 오리지널 제작도 방송사와 많은 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OTT의 성장은 결국 방송사와 같은 CP 성장과 함께 가고 있습니다.

▶티빙 콘텐츠사업국 황혜정 국장: 방송에서 증명된 핵심IP들의 OTT향 스핀오프, 부가콘텐츠, 무삭제판, 못다한 리뷰 등으로 시청자 팬덤이 방송과 OTT를 오가며 콘텐츠를 즐길수 있는 시너지 마케팅이 가능해졌고, 또 반대로 리니어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OTT이기 때문에 가능한 자유로운 스토리텔링과 새로운 형식을 실험해보고, 성공한 OTT향 오리지널을, TV향 스토리로 확대 편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비디오컨텐츠사업그룹 김소정 그룹장: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TV 채널인 채널S에서 공개하거나, B tv에 VOD 콘텐츠로 공급해 모바일에서 이미 검증된 우수한 콘텐츠를 TV 시청자들에게 선보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올해 초 JTBC에서 선보인 '싱어게인'의 경우, 카카오TV에서는 '싱어게인 전체공개'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통해 TV에서 볼 수 없는 풍성한 무대 안팎의 이야기를 카카오TV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플랫폼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시청자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또한 앞으로도 방송사를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진=카카오TV /사진=카카오TV


-양질의 콘텐츠 제작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을 비롯 해외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는 어떤 기준으로, 어디서 발굴하려고 하나요?

▶웨이브 배재근 마케팅전략그룹장: 웨이브 이용자들의 성향과 시청패턴에 맞는 콘텐츠가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담당부서별로 웨이브 핏의 콘텐츠가 무엇인지 항상 연구조사하며 결정하고 있습니다. 웨이브는 지난 5월,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웨이브를 설립했습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주요 오리지널 콘텐츠가 전문 조직을 통해 선별되고, 투자가 진행됩니다. 여러 작품이 추진되면서 웨이브만의 색깔 있는 오리지널 라인업이 구축될 것입니다. 영화나 해외시리즈 투자도 마찬가지로 웨이브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에 열광할지 예측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티빙 콘텐츠사업국 황혜정 국장: 스토리, 재미, 세계관, 팬덤, 타켓 지향 등의 기준을 가지고 봅니다. 신규가입 유치와 가입자 리텐션이 동시에 중요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팬덤이 있는 단단한 콘텐츠인지, 그 팬덤이 왜 이 콘텐츠를 좋아했는지, 티빙의 타켓에게 적합할지를 보고, OTT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과 형식을 제시할 수 있을지, 세계관이 앞으로 지속 확장 가능성이 있을지 등 여러가지 기준을 놓고 봅니다. 오리지널 투자 초기인 지금보다 성공 실패의 데이터를 더 많이 쌓아가야 하지만, 현재는 티빙 콘텐츠 담당자들의 OTT에 대한 고민과 노력에서 콘텐츠가 발굴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준비하고 있는, 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티빙만의 콘텐츠 투자/수급 기준점이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질 것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비디오컨텐츠사업그룹 김소정 그룹장: 카카오TV 오리지널을 선보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공급자로서 검증된 제작 역량을 보유한 톱크리에이터들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고 자부합니다. 예능의 경우 자체 제작 스튜디오 인력들이 직접 제작에 나서고, 드라마 또한 내부 기획 프로듀서들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영화 제작 자회사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발굴합니다.

카카오TV 오리지널은 '톡에서 보는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슬로건처럼, 새로움, 참신함과 함께 '모바일로 봐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기준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제작진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토론하며 콘텐츠의 소재나 포맷, 러닝타임 등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많은 논의를 통해 최종 기획을 도출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체 카카오TV 스튜디오 외에도 좋은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등 많은 산업내 파트너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콘텐츠의 재미를 시청자들에 전하고자 합니다. 외주 제작 프로덕션과 협업해 콘텐츠를 발굴하는 경우에는 컨텐츠 전략, 운영, 마케팅, 세일즈 등을 담당하는 내부 구성원 모두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검토하고 논의 과정을 통해 진행 여부를 결정합니다.

-인터뷰③에 계속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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