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유흥 파문 논란...' 대체 왜 KBO 징계 수위는 제각각인가?

김우종 기자  |  2021.07.24 04:45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이상 NC), 윤대경, 주현상(이상 한화), 안우진, 한현희(이상 키움). /사진=OSEN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이상 NC), 윤대경, 주현상(이상 한화), 안우진, 한현희(이상 키움). /사진=OSEN
모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위반하며 초유의 코로나19 유흥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징계 수위는 제각각이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 뒤 키움 한현희(28)와 안우진(22), 한화 주현상(29)과 윤대경(27)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과 관련해 심의했다. 앞서 이들 4명은 지난 5일 한화 선수단의 원정 숙소에서 은퇴 선수 1명, 외부인 여성 2명과 함께 6분 동안 한 자리에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KBO 상벌위는 이들이 프로 선수가 지켜야 할 본분을 지키지 않으며 리그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했다. KBO는 이날 "해당 선수들이 코로나 19 확산이 사회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의 수도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했다"면서 "프로 선수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본분을 지키지 않은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한다"며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징계 수위가 제각각이다. 앞서 NC는 박석민(36)과 이명기(34), 권희동(31), 박민우(28)가 모두 72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당시 KBO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의 수도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를 앞두고 늦은 시간까지 음주를 하는 등 프로선수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본분을 지키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NC 구단에는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부과했다.

똑같은 유흥 논란을 일으켰지만 징계 수위는 NC보다 키움이 낮았다. 상벌위는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36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반면 구단에는 NC와 똑같이 1억원의 제재금을 매겼다. KBO는 "경기를 앞둔 날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 수원 원정 숙소를 이탈해 서울 호텔에서 장시간 음주를 하는 등 책임이 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키움 선수들의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NC와 차이점이 있다면 술은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는 않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는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방역 수칙 위반임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술을 마셨는가, 안 마셨는가'가 중요했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NC 선수들은 방역 수칙 위반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술을 마셨다"면서 "키움과 한화 선수들 역시 일시적 인원 초과로 방역 수칙 위반은 맞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거나 약속한 상태에서 모인 건 아니라는 점이 참작됐다. 한화 주현상과 윤대경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한 것 또한 맞지만, 해당 모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회피하려고 노력한 점이 참작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주현상과 윤대경은 1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200만원으로 키움 선수들보다 더 낮았다. 구단 제재금 역시 5000만원으로 NC, 키움의 절반 금액이었다. 두 구단에 대해서도 "일부 선수의 진술을 축소 보고 했으나, 다만 각 구단이 명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방역 당국에 역학 조사를 의뢰한 점을 참작했다"며 노력을 인정했다.

상벌위 결과 발표 후, 정지택(71) KBO 총재도 사과문을 통해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정 총재는 "국민 여러분들과 야구 팬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팬들께 선보여야 하는 프로 선수들이 본분을 망각하고 팀 내규와 리그 방역 수칙을 어겨가며 심야에 일탈 행위를 했다. 그리고 시즌 중단이라는 황망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선수들의 일탈은 질책 받아 마땅하다. 일부 구단도 선수 관리가 부족했다. 리그의 가치는 크게 훼손됐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KBO 총재로 깊이 사과 드린다. 더 빠르게 사죄를 드리고 싶었지만 확진자 최초 발생 직후부터 연이어 이어진 여러 상황에 대한 수습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제야 팬들께 용서를 구하며 머리를 숙인다"면서 "팬 여러분의 질책을 깊이 새기며 낮은 자세로 다시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리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 휴식 기간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와 보완책을 더해 후반기에 인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정지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사진=뉴스1 정지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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