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장 1층에 빼곡히 적힌 팬들의 애절함 "하늘은 뭐가 그리 급해서..."

김명석 기자  |  2021.06.09 10:26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내 고(故) 유상철 감독 임시 분향소에 추모객들이 붙여놓은 쪽지들. /사진=김명석 기자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내 고(故) 유상철 감독 임시 분향소에 추모객들이 붙여놓은 쪽지들. /사진=김명석 기자
"위에서는 편하게 웃으시면서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1층 VIP 출입구에 마련된 내 고(故) 유상철 전 감독 임시 분향소를 지키던 임중용(46)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 2019년 수석코치로서 유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어제(7일) 처음 소식을 듣고는 한숨도 못 잤다. 그래도 감독님 모시는 건 제가 해야 될 일"이라며 임시 분향소를 지켰다.

임 실장은 "멋있는 분이었다"고 유 감독을 떠올렸다. 그는 "첫 만남 때 나한테 '스트레스 받지 말라, 나는 항상 네 편'이라고 해주셨다"며 "유명하신 분이신데도 털털하고 정도 많으셨다. 빵 한 조각도 나눠주려고 챙겨주셨다. 새벽 출근이 행복할 정도였다. 그만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축구인 후배로서, 어려운 시기에 함께 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잘 가셔서, 위에서는 편하게 웃으시면서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2019년 당시 유상철(오른쪽) 인천유나이티드 감독과 임중용 수석코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19년 당시 유상철(오른쪽) 인천유나이티드 감독과 임중용 수석코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임 실장 뿐 아니라 이날 오후 임시 분향소에는 전달수 대표이사 등 인천 구단 임직원들이 모여 유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전날 밤 유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유가족으로부터 임시 분향소 설치 허락을 받은 인천 구단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분향소를 운영해 팬들의 조문을 받았다.

이날 임시 분향소엔 늦은 저녁까지 300여 명의 팬들이 찾았다. 퇴근시간이 지나자 입장을 위해 팬들이 줄을 서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뒤 눈물로 유 감독을 떠나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조성환 감독과 주장 김도혁 등 인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16명도 임시 분향소를 찾아 유 감독을 애도했다.

유 감독을 조문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인천 팬 이승현(28)씨는 "참 허망할 뿐"이라며 "유상철 감독님은 좋은 분이셨다. 오실 때부터 팬미팅부터 할 만큼 팬들하고도 가까웠다. 진심으로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임시 분향소 입구 한쪽엔 조문객들이 유상철 감독에게 보내는 쪽지들이 빼곡하게 붙었다. 한 조문객은 "하늘은 뭐가 그리 급하다고 이렇게 빨리 데려가시나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늘 행복하시길..."이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된다는 그 말처럼, 훗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요. 푹 쉬시길.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을 잊지 않을게요"라는 글을 남겼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유상철 감독은 축구에 대한 열정과 인간적인 리더십, 따뜻한 성품을 가진 분이셨다"며 "고통도, 아픔도 없는 천국으로 가시는데 팬들도 배웅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구단은 유 감독의 발인(9일 오전 8시)을 끝으로 임시 분향소 운영을 마치고, 경기장 내 1층 VIP 출입구 인근에 고인을 기리는 상시 추모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마련된 고(故) 유상철 감독의 임시 분향소. /사진=인천유나이티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마련된 고(故) 유상철 감독의 임시 분향소. /사진=인천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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