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손흥민 공백?' 있어도 요코하마 참사 막지 못했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21.03.25 23:47


[스포탈코리아] 곽힘찬 기자= 한일전이 완패로 끝난 뒤 아니나다를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손흥민이 출전했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고 적어도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경기를 미루어 보자면, 절대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80번째 한일전에서 0-3으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최악이었다. 선수들은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하지 않았으며 공격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의미 없는 패스만 하다 일본에 역습을 허용했다. 전반전 이른 시간부터 실점했던 한국은 급격하게 무너졌으며 결국 10년 전 삿포로 참사(0-3패)에 이어 요코하마 참사가 펼쳐졌다.

물론 이번 한일전이 치러지기 전부터 우려가 많았다.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합류에 실패했고 황의조(보르도), 황희찬(RB라이프치히),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했다. 항인범(루빈 카잔), 윤빛가람(울산 현대)은 부상으로 낙마했고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로 올 수 없었다.

이렇게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지며 일본에 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가뜩이나 한국이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을 단 한 번도 꺾은 적 없었기에 2군으로 최정예에 가까운 일본을 이길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여러 가지 외적인 상황으로 패배할 것이라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농락당할 줄은 몰랐다. 미나미노 타쿠미(사우스햄튼), 카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는 마음 놓고 한국 수비진을 헤집었으며 한국 선수들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아무리 부담감과 압박이 큰 한일전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투지가 없을 줄 몰랐다. 처음부터 겁을 먹고 들어간 선수들은 일본의 패스 플레이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의 파워풀한 몸싸움, 강한 정신력에 고전했다. 앞서고 있더라도 언제 따라올지 모르는 한국의 저력에 90분이 끝날 때까지 마음 졸였다. 이전까지 일본은 한국에 두려운 상대였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야말로 실험하고 싶은 것을 모두 선보이며 일본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주전이 대거 빠진 한국은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



일본이 그렇게 경계하던 손흥민이 있었다면 결과가 바뀔 수 있었을까? 이번 한일전을 미루어봤을 때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손흥민의 개인 능력으로 경기 내용이야 좀 더 좋아질 수 있었겠지만 손흥민 역시 이날 제로톱으로 출전한 이강인처럼 전방에서 고립됐을 것이다.

이전까지 손흥민은 대표팀보다 토트넘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대표팀에서 침묵했어도 토트넘에선 펄펄 날았다. 단적인 예지만 이렇게 투지가 부족한 대표팀에 합류했어도 크게 달라질 게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 후 언급한 대로 일본은 이길 자격이 있었고 준비가 잘 된 팀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였다. 벤투 감독도 손흥민의 부재에 대한 것을 의식한 듯 "해외파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하다. 그건 변명일 뿐이다"라고 답변했다.

지금의 일본은 이전과 달랐다. 한국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있었더라도 일본은 본인의 플레이를 하며 한국에 맞섰을 것이다.

실리와 명분, 모든 것을 잃은 한일전이었다. 지더라도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벤투 감독이 지금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다가오는 6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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