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슬기로운 '런닝맨' 생활!

이수연 방송작가  |  2021.08.06 17:06
/사진=SBS /사진=SBS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참으로 진부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이 말을 인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진짜로 10년이면 모든 것들이 다 바뀔 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무려 11년 동안 제자리를 지킨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의 '런닝맨'이다. '런닝맨'은 올해 7월18일로 564회를 맞아 MBC '무한도전'(총 563회)의 최장 예능 기록을 넘어섰다.

물론 지금까지 장수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KBS의 '전국노래자랑'이나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나 '동물농장' 등이 있지만 이들은 이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기에 '런닝맨'과 결이 다르다. 다시 설명하면 일반인이나 동물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은 세월이 변해도 새로운 일반인(동물)들이 매회 등장하기 때문에 기본 콘셉트가 같기에 특별한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런닝맨'은 젊은 세대가 주요 시청 타킷층이기 때문에 연예인 출연자들이나 게임 등이 시대에 발맞춰 트렌디하게 따라가야만 하는 필수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하는 세상에 맞추는 게 예능 프로그램으로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조건에 굴하지 않고 '런닝맨'은 11년 동안 살아남았다. 초반엔 출연자가 각자의 이름표를 등 뒤에 붙이고 상대편에게 자신의 이름을 뜯기지 않는 콘셉트, 그야말로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런닝맨'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었다. 시청자들은 심플하면서도 긴장감을 유발하기는 이 게임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었다.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선 '런닝맨'의 이름표가 팔리기 시작했고, 중국에선 판권을 사가는 등 '런닝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오기까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2016년 개리가 하차한 이후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했다. 김종국, 송지효가 하차설이 나오며 새로운 멤버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았다. 원년 멤버인 이들이 충분히 마음 상할 일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팬들의 반대로 시즌2 이야기는 무산되며 기존의 '런닝맨'이 유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매회 이름표를 뜯으며 뛰어다니는 게임이 초반엔 신선했을지도 모르나 장기간 유지하기엔 매회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었다. 게다가 쉬지 않고 뛰어다니기엔 멤버들의 나이 또한 많아졌으며 심지어 김종국조차 초반 '날아다녔던(?)' 모습이 다소 사라졌다. 또한 '런닝맨'의 인기 멤버였던 이광수의 하차까지 이어지며 중간 중간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런닝맨'은 위기 때마다 영리하게 이를 극복해 나갔다. 뛰어다니는 게임 대신 머리를 쓰거나 토크를 하며 조금씩 변화를 도모해 나갔다. 여기에 새로 합류한 양세찬과 전소민이 한몫 톡톡히 하며 제 역할을 했다. 홍일점이었던 송지효가 기존의 안정감을 주고 있다면 새로 합류한 전소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로 웃음을 배가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머리를 쓰는 게임이나 상황 설정, 토크 등으로 여러 방향의 콘셉트를 시도하면서 멤버들이 개성 강한 캐릭터가 구축되면서 그 재미를 더했다. 최근 관찰 예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속에서 종영한 '무한도전'의 왕좌를 '런닝맨'이 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회 새로운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그래서 '런닝맨'에 박수를 보낸다. 잘 되는 프로그램들이 어느 순간 급속도로 사장되는 데에는 기존의 인기에 흠뻑 빠져들어 변화를 거부할 때다. 하지만 '런닝맨'은 과거의 영화와 인기에 연연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며 시청자들의 니즈(needs)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닝맨'기존 멤버들의 케미와 새로운 변화로 즐거운 하모니를 이루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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