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22. AI가 만들어낸 예술 작품

채준 기자  |  2021.07.21 10:19
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에드몽 벨라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 2018.  사진제공= Pamputt via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에드몽 벨라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 2018. 사진제공= Pamputt via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아트 마켓에 AI가 만들어낸 작품들의 등장을 계기로 예술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몇 년 전부터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이용한 예술의 창작이 종종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AI가 그림 그리기나 작사 작곡도 하며, 또는 소설도 쓰고,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나 AP (Associated Press)통신 등 세계 유력 신문사나 통신사의 간략한 기사를 작성한 사례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트 마켓에도 AI가 제작한 작품들이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AI 작품 경매에 등장하다

지난 2018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서 프랑스 파리의 아트 컬렉티브(arts-collective)인 오비어스(Obvious)사의 AI에 의해 제작된 초상화가 출품돼 화제가 되었다. '에드몽 벨라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미화 약 43만 달러(한화 약 49억 원)에 판매되며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액수는 경매 회사의 추정가를 무려 45배 가까이 뛰어 넘은 것이었다. 얼굴의 형태도 불분명하고 전체 그림을 보면 여백도 많아 마치 미완성 작품인 듯해 보이는 이 초상화는 AI가 제작한 작품의 최초 경매라는 이벤트에서 고액의 경매가를 기록했다.

AI 개발팀에 의하면 연구진이 시스템에 14세기부터 20세기까지 그려진 초상화 15,000점의 데이터를 입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시스템(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 새로운 초상 이미지를 생성해 낸 것이라고 한다.

AI 작품 전시회

전시회장의 에이다(Ai-Da), 전시 '에이다: 로봇의 초상(Ai-Da: Portrait of the Robot)', Design Museum, London, 2021.  사진제공= Leemurz via Wikimedia Commons. 전시회장의 에이다(Ai-Da), 전시 '에이다: 로봇의 초상(Ai-Da: Portrait of the Robot)', Design Museum, London, 2021. 사진제공= Leemurz via Wikimedia Commons.


지난 5월 영국 런던의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에서 AI 로봇 아티스트 에이다(Ai-Da)의 작품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에이다는 2019년 영국의 갤러리스트 에이단 멜러(Aidan Meller)와 옥스퍼드대학 연구팀 등의 협업으로 탄생한 휴머노이드(humanoid) AI 로봇이다. 이 전시에는 에이다가 제작에 참여한 드로잉과 회화, 조각 작품 등이 출품되었다.

제작자의 설명에 따르면, 에이다의 눈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가 전면의 사물이나 사람을 스캔하고 시스템의 알고리즘(algorithm)이 이를 좌표로 변환시킨다. 이에 이어서 프로그램이 미술 작품의 제작을 위한 가상의 경로를 계산하고 좌표를 해석하면 로봇의 팔이 움직여 스케치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다가 스케치에 직접 채색을 하거나 조각작품의 형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에이다가 작성한 스케치를 받아 디지털 아티스트가 채색을 하거나 삼면체의 조각 형상을 완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결국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작품이 마무리 되는 것이다.

AI 작품의 예술성

아부다비 아트 페어에 참가한 에이다, Abu Dhabi Art Fair, Abu Dhabi, 2019.  사진제공= Lennymur via Wikimedia Commons. 아부다비 아트 페어에 참가한 에이다, Abu Dhabi Art Fair, Abu Dhabi, 2019. 사진제공= Lennymur via Wikimedia Commons.


예술계에서는 AI가 만들어 내는 작품이 과연 예술인가를 이슈로 예술 개념 등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계속되어 오고 있다. 기존에 창작된 수많은 작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미학적 원칙을 적용하여 추출해 내는 시각적 형태인 AI 작품들이 과연 예술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예술은 광범위 하게 보면 작가의 지성이나 이성 그리고 기교뿐만 아니라, 작가가 느끼는 감정과 감각이 함께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라도 적어도 현단계에서는 인간의 감정이나 감각을 구현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I 작품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인간이 질문하고 기계가 답을 산출해 내는 협력과정의 조화 자체가 예술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예술에도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제기할 것이다. AI가 던지는 도전에 대응해 나가는 예술의 새로운 역사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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