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21. VR·AR로 접하는 예술

채준 기자  |  2021.07.14 22:50
KAWS, '홀리데이(Holiday)', Taipei, 2019.  사진제공= 湯小沅 via Flickr/Creative Commons. KAWS, '홀리데이(Holiday)', Taipei, 2019. 사진제공= 湯小沅 via Flickr/Creative Commons.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앞다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 기반의 체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작가들의 도전이 이들 매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는 기술에 발맞춰 예술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속에서 창작하고 감상하는 시대가 되었다.

지난해 3월 미국의 팝 아트 작가 카우스(KAWS)가 서울을 포함 뉴욕, 런던, 파리, 홍콩, 도하 등 전 세계 11개 도시에서 AR 기술을 이용해 전시 프로젝트 '확장된 홀리데이(Expanded Holiday)'를 선보이자 예술계가 떠들썩했었다. 작가의 유명한 캐릭터 '컴패니언(Companion)'이 세계 유명 도시의 주요 명소 위에 거대한 풍선처럼 떠있는 이 전시는 협업사의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휴대전화 등으로 볼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서울에서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 위에 두 눈을 양손으로 가린 채 떠있는 커다란 컴패니언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전시와 동시에 25개 한정 에디션으로 제작된 약 1.8m 크기의 AR 컴패니언 조각이 한 점당 미화 1만 달러(한화 약 1천100만 원)에 판매되었다. 또, 고가의 작품과 더불어 46cm 가량의 작은 크기의 AR 조각은 일주일 또는 한 달 동안 각 미화 6.99 달러(한화 약 8천 원)와 29.99 달러(한화 약 3만 4천 원)에 대여해주기도 해 인기를 더했다.

미술관 AR.VR 프로젝트

VR 전시회, 모나리자: 유리 너머로(Mona Lisa: Beyond the Glass), Louvre, Paris, 2019.  사진제공= Tech World, YouTube: HTC recreates Mona Lis in 3D, via Wikimedia Commons. VR 전시회, 모나리자: 유리 너머로(Mona Lisa: Beyond the Glass), Louvre, Paris, 2019. 사진제공= Tech World, YouTube: HTC recreates Mona Lis in 3D, via Wikimedia Commons.


미술관들도 글로벌 팬데믹 시대를 맞아 AR이나 VR을 이용해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최대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AR로 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 15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전시해 둘 수 있게 만든 프로젝트 '메트 언프레임드(The Met Unframed)'를 진행했다.

이보다 앞서 2019년 10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대표적 소장품의 하나인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모나리자(Mona Lisa)'를 더욱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VR 체험 프로젝트 '모나리자: 유리 너머로(Mona Lisa: Beyond the Glass)'를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평소에도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모여드는 수많은 관람객들 속에서 방탄유리와 장벽 너머로 크지 않은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위대한 예술가이자 과학자였던 다빈치의 서거 500주년 기념 기획전인 이 VR 체험은 헤드셋을 착용한 관람객들이 가상공간 안에서 걸작을 혼자 오롯이 눈앞에서 가까이 감상하고 직접 상호작용도 할 수 있어 한층 주목을 끌었다.

늘어나는 AR.VR 작품들과 보존 등 컬렉팅 문제

Marina Abramovic, '황금 가면(Golden Mask)', 2010.  사진제공= art.sy via Flickr/Creative Commons. Marina Abramovic, '황금 가면(Golden Mask)', 2010. 사진제공= art.sy via Flickr/Creative Commons.


AR과 VR 기술의 활용은 미술관과 갤러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동시대 아티스트들도 기술을 이용해 AR.VR 작품을 창작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독자적으로 기술을 익히고 꾸준히 AR.VR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가들도 있고, 한시적으로 기술사와 협력해 작품을 제작하는 아티스트들도 있다.

하지만 컬렉터 입장에서 보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매체로 제작된 이들 작품들로 인해 적잖은 문제점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작품의 보존 문제도 고민거리이지만, 빠른 기술 발달 등으로 인해 기존의 작품들이 비교적 짧은 시일 안에 구형(舊型)화 될 수 있다는 점도 AR.VR 작품 컬렉팅에 대두된 새로운 걱정거리들인 것이다.

예술은 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이 상상하는 새로운 것들을 창작해 왔다. AR과 VR을 이용한 작품의 등장으로 또 다른 문화적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일이다. 아직은 낯선 장르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대적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서 변화의 바람을 지켜보는 일은 분명 흥미롭고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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