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지난 6일 토지소유자가 부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토지수용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이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소송액 802억원과 변호사 비용 3억4000만원 등 소송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시는 2021년부터 고강동 일대 장안근린공원(11만6104㎡)과 간데미근린공원(2만5435㎡) 조성 사업 관련 토지주들과 소송을 벌였다. 토지주(원고)는 간데미근린공원 조성 사업에 편입된 토지 보상금액을 매입 당시 용도지역인 주거지역으로 판단해 보상가 증액을 주장했다.
시는 토지수용 과정에서 토지주에게 땅 2만4000여㎡에 대한 47억여원을 보상했지만, 토지주는 667억원 지급을 주장하면서 대립했다. 수용재결 당시 토지 용도지역은 자연녹지지역이지만, 그 이전에 공원으로 지정됐던 이력이 자연녹지지역 지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리였다. 실제 주거지역과 자연녹지지역의 보상가는 적게는 십수 배, 많게는 백 배 이상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2022년 열린 1심은 소송 쟁점 사항인 용도지역에 대해 토지주의 토지가 간데미근린공원 조성사업에 편입되기 이전부터 이미 자연녹지지역이었음을 인정해 부천시 손을 들었다. 하지만 토지주는 주거지역으로의 보상을 요구하며 항소심을 제기했다.
부천시는 간데미근린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고강동 일대 도시계획구역이 1963년 서울시에 소속됐다가 1984년 부천시로 변경된 지역이며, 토지주가 주장하는 주거지역으로의 용도지역 결정과 이후 자연녹지지역으로의 변경이 모두 1984년 이전 서울시 도시계획구역에 편입됐던 시기에 이루어진 점을 들어 반론을 제기했다.
공원 지정으로 용도지역이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토지주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토지는 1917년부터 지목이 임야였으며 △항공사진에서 1970년대부터 인근 토지와 확연히 구분되는 자연림이 무성한 구릉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 △해당 토지는 본래 3만4000여㎡였으나 이 중 1만㎡는 1980년대 이미 개발됐고 현재 남아있는 2만4000여㎡는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라 공원 지정과 관계없이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됨이 마땅한 토지임을 주장했다.
시는 위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해당 건을 '중요소송'으로 지정하고 추가 변호인단을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서울시가 결정한 지난 20년간의 고강동 지역 도시계획과 관련해 자료가 남아있는 서울기록원과 국가기록원 등을 10회 이상 방문했고, 1심에서 확보하지 못한 용도지역 관련 증거자료도 추가 확보했다. 또한 손실보상금 증감에 관한 소송의 경우 입증책임은 토지주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지난 2년간 11차례에 걸쳐 변론해 결국 승소를 이끌었다.
조용익 시장은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800억원이라는 예산을 지킬 수 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소송에 많은 관심과 협조를 주신 시의회 의원 여러분과 부서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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