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보여 온 가운데 단기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금융상품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특히 금리, MMF(머니마켓펀드) 등 파킹형 ETF(상장지수펀드)는 최근 한 달 간 2조원이 넘게 순자산이 늘었다. 반면 국내 지수 ETF 등 국내 주식형 상품은 맥을 못 추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23개 금리형, MMF형 ETF는 순자산이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총 순자산은 35조원에 달한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기간 RISE 머니마켓액티브가 5470억원 순자산이 증가하며 순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늘었고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은 4540억원 증가했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은 한달간 2380억원 순자산이 증가해 총 8조9820억원의 자산규모를 자랑한다.
파킹형 ETF는 말 그대로 자금을 잠시 보관한다는 의미의 파킹(parking) 통장과 유사한 개념이다.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나 KOFR(한국무위험지표금리), 단기채, CP(기업어음), CD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MMF를 활용해 위험성은 낮추면서 꾸준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2년 이후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1%대 안팎이었던 CD금리 등 단기금리가 최대 4%까지 오르는 등 높아지면서 파킹형 상품에 대한 인기가 급증했다. 13일 기준으로 CD(91일) 금리는 3.52%, KOFR 금리는 3.289%다. 이에 ETF 시장에서도 금리형, MMF ETF 등 단기자금 유치형 ETF가 급증했다. 최근 1년간 상장한 파킹형ETF는 12개에 이른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여오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파킹형ETF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5일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간 5% 넘게 하락했다.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와 정책 리스크가 반영됐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간 영향이다. 이에 따라 KOSPI200, KOSDAQ150 등 국내 지수 ETF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KOSPI200, KOSDAQ150, KRX100 등 지수 ETF는 1조2000억원 순자산이 감소했다.
당분간 주식 변동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약세는 트럼프 리스크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원화 약세가 지속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영향"이라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하게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은 내년 취임식 이후에나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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