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분기부터 공모펀드, ETF처럼 거래…"투자자 관심 기대"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4.11.14 14:00
올해 1월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 간담회 모습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내년 2분기부터 공모펀드도 주식이나 ETF(상장지수펀드)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상품성이 검증된 우량 공모펀드를 상장해 투자자의 관심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공모펀드 상장거래' 서비스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고 관계기관, 참가 회사들과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출시·운영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공모펀드 상장거래 서비스는 일반 (장외)공모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투자자가 주식·ETF처럼 낮은 비용으로 손쉽게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올초 정부가 마련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 주요과제로, 전날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로 지정됐다.

샌드박스로 지정된 24개 자산운용사는 기존 공모펀드 중 상장대상 펀드에 대해 펀드 내 상장클래스(X클래스)를 신설해 거래소에 상장한다. 상장클래스에는 현행 ETF의 규율(LP의 유동성 공급 등)이 유사하게 적용된다.

신규투자자는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의 온·오프라인 채널과 비교해 훨씬 낮은 비용으로 기존 우량 공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일반 공모펀드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16bp(1bp=0.01%p), 판매보수는 평균 59bp다. 반면 ETF는 판매수수료가 없고, 판매보수는 평균 1bp 수준이다.

거래방법도 간편하다. 그동안 공모펀드는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가입·환매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이용 중인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거래할 수 있다. 또한 상장 공모펀드의 기존투자자도 선호에 따라 장외클래스(A클래스·C클래스 등)에서 상장클래스로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상장 공모펀드는 ETF의 기초지수 연동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 ETF와 차별점을 지닌다. 이에 따라 미국·홍콩·캐나다·호주 등 주요국에서 일반화된 '지수요건 없는 ETF'처럼 운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 청사 /사진=뉴스1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경험과 역량이 상당한 만큼 상장 공모펀드가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낮은 비용, 거래 편리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운용과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성공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간편하고 신속한 투자가 가능해져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시스템 보완, 투자설명서 변경, 상장관련 거래소 협의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규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시장개설 초기에 상품성이 이미 검증된 우량 공모펀드를 상장해 투자자의 관심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다른 좋은 공모펀드가 상장되는 선순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공모펀드 활성화 취지와 투자자 보호 양 측면을 모두 고려해 상장 공모펀드의 규모 등 요건을 적정수준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도 투자자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좋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공모펀드 상장거래 서비스는 연내 거래소 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1분기 거래소·예탁원 시스템 개편, 거래소 상장심사 등을 거쳐 내년 2분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더불어 금융위는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은 연내 관련 법률안을 발의하고 시행령·규정 개정사항은 이달 중 입법예고를 실시하는 등 나머지 후속조치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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