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원형 캡슐 모양의 작은 공간에 사람 한명 앉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가 놓였다. 폐쇄된 공간에 안마 의자가 놓인 1인용 휴게실로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바퀴 4개가 달린 미래형 자동차다. 현대자동차가 만든 퍼스널모빌리티 'DICE'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인공지능)와 공간 컴퓨팅 기반의 퍼스털 모빌리티다.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서 사람은 편안하게 앉아 쉬거나 다른 용무를 보면 된다.
귀여운 캐릭터 모양의 작은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을 모니터링하고 아이의 영어공부도 돕는다. 노인들에겐 말벗도 된다. LG전자가 만든 AI 컴패니언 Q9의 모습이다. 카메라와 홈모니터링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가전 제어나 교통, 날씨 등을 안내해주는 일상생활 보조 로봇이다.
AI를 기반으로 우리 일상을 바꾸는 사물과 서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화제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4'.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행사 주제는 AI다. 하드웨어 기술과 데이터 알고리즘의 진보에 힘입어 AI는 디자인 분야에서도 급진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점차 더 높은 정확도로 축적되고 있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반복 학습을 통해 고도화된 AI는 다양한 자원 간의 창의적 연계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올해 '디자인코리아 2024'가 AI를 주제로 잡은 이유다. 디자인진흥원은 기술과 디자인이 크고 작은 혁신적 변화를 어떻게 이끄는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앞으로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를 이번 행사에 녹였다.
전시장은 크게 주제관과 기업관으로 이뤄졌다. 주제관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 AI를 활용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기업과 디자이너를 조명했다.
구체적으로 △예술적 전략으로 질문하는 플레이어들 'ONFORMATIVE, 다다프로젝트, BKID 등' △상상으로 경험을 확장하는 플레이어들 'SWNA, 레벨9, 디스트릭트코리아 등' △일상의 변화를 이끄는 플레이어들 '삼성전자, LG전자, LG생활건강 등' △미래 이동 자율성을 탐구하는 플레이어들 '현대자동차, 폴스타, 뉴빌리티 등'으로 구성됐다.
기업관은 디자인 선도 기업 및 디자인 전문기업, 스타트업으로 구성됐다. 투자 유치 및 바이어 연계 등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삼성카드, 세비앙, 서울우유 등이 참여했다.
전시관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작품은 영국의 다다프로젝트가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제작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AI'다. 이 작품은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는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AI가 재난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다다프로젝트 는 3D 및 그래픽디자인, AR·VR 등을 활용하는 영국 런던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다.
또 SWNA의 'AI vs Non-AI'는 AI 기반 안경(선그라스 포함) 디자인 프로세스와 전통적인 제작 프로세스를 비교하는 컨텐츠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 분야에서 AI의 가능성을 시각화해 이번 행사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SWNA는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 디자이너가 설립한 국내 주요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다.
이밖에 도심 속 스크린, 건물 로비 등의 공간에서 미딩 작품을 선보이는 퍼블릭 아트 '디스트릭트 X CGV LED ART'도 관심을 받았다. AI를 활용해 여러 자연의 모습을 표현한 영상 디자인 기술인데, 도심 속에서 볼 수 있는 미디어 아트 형식이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디자인코리아'는 2003년 시작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자인 비즈니스 박람회다. 올해 행사는 'AI로 인한 일상의 변화'라는 주제 아래 △4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회 △국제 컨퍼런스 △비즈니스 매칭 △채용박람회 등 11개의 다양한 부대행사와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수여식 등도 진행된다. 행사 첫날에만 5000여명이 다녀갔고, 5일 동안 약 3만명이 다녀갈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AI는 모든 영역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디자인도 예외는 아니다"며 "정부는 AI 등 첨단기술로 인한 변화에 대응해 AI 디자인 확산전략, 디자인 시장 확장, 현실에 맞게 산업디자인법 전면개편 등 디자인산업의 대전환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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