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 끝까지 설득해 개혁 완수…연금개혁, 올해가 '골든타임'"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4.11.14 13:57

(종합)'尹정부 출범' 2.5년…보건복지분야 성과 발표
"의료개혁 차질없이 이행…의료계 끝까지 설득"
"올해가 연금개혁 '골든타임'…무슨 일이든 다 할 것"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보건복지분야 주요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임기반환점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그간의 보건복지 분야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의대 모집 정원 확대·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의료개혁을 비롯해 단일 연금개혁안 마련 등을 성과로 자평하며 남은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계 집단 반발로 여전히 의료개혁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연금개혁 역시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윤석열 정부 2년 반 주요성과·향후 추진계획' 브리핑을 열고 △의료개혁 △연금개혁 △저출생 △약자복지 △바이오·디지털 헬스 산업 육성의 5대 핵심 과제 관련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이기일 제1차관은 "정부는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1509명 확대하고 필수·지역의료 인력의 안정적 확충 기반을 마련했다"며 "복지 분야에선 21년 만에 단일 연금개혁안을 제시하는 한편, 저출생 측면에서도 출산율이 반등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성과로 꼽은 내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의료 인력 확충 등을 뼈대로 하는 의료개혁안을 공개한 뒤 의대정원 증원 계획을 밝혔다. 이후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4567명으로 1509명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연초부터 시작된 의료계 집단 반발로 현재까지 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했지만 야당과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가 빠지면서 '반쪽짜리'란 우려가 계속된다.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 구성도 난항을 겪고 있다. 추계위는 적정 의료인력 규모의 과학적 추계를 목적으로 한 전문가 기구다. 의사·간호사 등 직종별 각 13명으로 꾸리되, 해당 직종 공급자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과반(7명)이 되도록 운영된다. 하지만 의사 단체 대부분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정부는 추천 접수를 끝낸 간호사 추계위부터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의사 단체 측에 추천 접수 요청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료계의 '의료개혁 작업 일시 중단' 요구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성창현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현재 여야의정 협의체가 논의 중인 내용을 언급하긴 어렵다"며 "어떠한 의제 제안이나 전제조건 없이 정부도 참여하는 입장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의료인력 확충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지역의료 재건 △필수의료 보상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까지 4대 과제 중심의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이어 연내 2차 실행방안을 공개한다. 2차 방안에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실손보험 구조개혁 방안이 담긴다.

이날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목적의 중증·응급의료 중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 성과도 공개했다. 현재까지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31곳 병원이 참여 중으로, 이날 9개소가 추가로 신청을 접수해 85%가 구조전환에 동참하게 된다. 필수의료 관련 수가 혁신에 대해선 2027년까지 저평가된 수가 3000개에 대해 원가보상률 100% 이상으로 정상화를 추진하며, 비대면진료의 경우 내년 제도화 방안이 논의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보건복지분야 주요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복지분야 주요 성과로는 단일 연금개혁안 마련, 저출생 해결 목적의 난임시술 지원 횟수 확대 등이 꼽혔다. 연금개혁의 경우 정부는 지난해 1월 5차 재정추계에서 2056년을 기금 소진 시기로 판단, 올해 9월 보험료율(9%→13%)과 소득대체율(40%→42%)을 기반으로 인구 변동에 따라 연금 수급액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의 단일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여야가 재정안정 등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연내 연금개혁 가능 여부는 예단이 어렵다.

이 차관은 "여야가 합의한 논의기구가 만들어지면 그 안에서 연금개혁 관련 의견이 오갈 것"이라며 "정부는 논의 결과 관련 조속한 법률 개정으로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할 생각이다. 올해는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이며 이를 위해 정부는 무슨 일이라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 7월과 8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9%(1516명), 5.9%(1124명) 증가하며 출산율이 반등했지만 지속 가능성은 명확하지 않다. 이와 관련 김상희 인구아동정책관은 저출생위기대응부 신설 계획에 대해 "현재 정부조직법은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심사 중이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전부개정안은 오늘 보건복지 상임위원회에 상정돼 다음 주 법안소위에서 논의된다"며 "이번 회기 내 꼭 법이 통과돼 내년 인구전략기획부가 출범되도록 국회 논의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는 사회적 약자 복지와 바이오·디지털헬스 산업 육성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생계급여 수급자 수는 2022년 152만명에서 올해 168만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임기 내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35%까지 높일 계획이다. 바이오헬스 R&D 투자 규모도 약 1조원까지 확대한다. 이 차관은 "전체 정부 예산 대비 복지부 예산 비중은 2022년 16.0%에서 2024년 18.6%로 증가했다"며 "의료개혁의 차질 없는 이행과 두터운 약자복지 실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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