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캐슈넛 껍질이 친환경 연료…생산 효율도 2배↑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 2024.11.14 09:27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기청정연구실

캐슈넛 껍질로 생산된 바이오중유(오른쪽)와 바이오차(왼쪽) /사진=에너지연

버려지는 견과류 껍질을 이용해 발전소·선박 등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기존 바이오연료 생산 방식보다 생산 효율도 2배 높아졌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최영찬 대기청정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폐 캐슈넛 껍질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바이오연료는 식물, 동물의 유기물(바이오매스)을 이용해 생산하는 연료다. 화석연료에 비해 연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핵심은 바이오연료의 가격을 화석연료 수준 이하로 낮추는 것인데, 여러 종류의 바이오매스를 수집하는 것보다 단일 종류의 유기물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연구팀은 해외에서 손쉽게 수급할 수 있는 재료 중 고열량 오일 성분이 40% 이상인 캐슈넛 껍질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선 캐슈넛 껍질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공정이 활성화돼 있지만, 원재료 대비 생산 수율이 20%로 낮은 편이다. 특히 산업용 보일러나 발전소, 선박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중유'로 전환하기 위해선 황산, 알코올류 등 촉매를 활용한 화학 공정이 필수여서 바이오연료가 오히려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기계식 압착 공정 대신 중온 열분해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다. 기계식 압착 공정은 원료를 압착한 뒤 고체와 액체로 분리하고 열처리와 화학 반응을 진행한다.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진행한다는 점에서 효율이 떨어진다.


반면 중온 열분해 방식은 원료를 투입한 후 중온에서 분해하는 단순한 과정을 거친다. 노동력을 별도로 투입하지 않고 전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공정 과정 중 응축되지 않은 열분해 가스는 공정에 필요한 열원으로 재공급할 수 있다.

연구팀이 일일 1톤(t) 규모의 열분해 설비를 운전해 실제 바이오중유 생산 성능을 검증한 결과, 바이오중유 생산 시간을 기존 기계식 압착 공정의 3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 또 생산 수율은 이전보다 2배 높은 40%를 기록했다. 생산된 바이오중유의 황 함량은 90ppm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 기준을 충족했다. 이는 생산된 연료를 선박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제조 공정이 간단해 동남아 현지에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부터 실증 규모의 설비 연구를 진행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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