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4일 이 같은 결과가 담긴 '수돗물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수행했으며, 지난 8월13일부터 19일까지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음용률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음용률에 대한 국제적으로 규정된 기준은 없다. 국가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수도법'에 근거해 환경부 주관으로 3년마다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음용률을 '집에서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 먹는 비율'로 규정한다. 서울시는 이런 환경부 기준이 해외 주요 국가들에 비해 까다로워 수돗물 음용 문화에 자칫하면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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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기준 36%..파리 지표로는 80%까지 '껑충'━
미국은 '일상생활에서 수돗물을 음용한 경험과 빈도'를 조사해 수돗물 먹는 비율을 공표하고 있다. 파리는 집에서 마시는 모든 물의 종류를 조사하는데,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도 수돗물 음용에 포함한다.
서울시가 환경부와 같은 질문을 온라인을 통해 실시했더니 서울시민의 수돗물 음용률이 49.6%로 올라갔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는 가구 내 가구주나 배우자를 대상으로 방문 면접 조사를 통해 진행했지만, 서울시는 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조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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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차·커피 마실 때 수돗물 60% 사용━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돗물을 마신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1.6%로 절반을 넘었다. 주로 공원·운동장·운동시설, 길거리·둘레길·산책로와 같은 야외 음수대에서 음용률이 높았다.
실제로 서울시민들 대체로 수돗물에 만족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응답자 중 '아리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77.4%, 수돗물 수질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응답은 78.2%였다. 사용 목적별로 음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만족한다는 응답이 87.4%, 음용 목적 외 생활용수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93.7%에 달했다.
수돗물(36.9%)이 정수기(32.3%)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인식도 높았다. 먹는샘물(21.9%)과 비교했을 때도 수돗물(58.2%)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수돗물을 먹지 않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정수기와 같이 수돗물이 냉온수·얼음 등 편의성을 제공할 경우 수돗물을 먹거나, 필요에 따라 먹을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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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인식 변화 위해 기준 바꿔야" ━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다른 나라의 기준을 적용하면 서울시민의 수돗물 먹는 비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며 "다양해진 수돗물 사용 방식을 반영해 수돗물을 마시는 물에서 먹는 물로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민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을 수 있도록 인식 변화와 문화 확산을 위해 '수돗물 먹는 비율' 기준을 합리적으로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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