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을 면하고 교도소에 가기 위해 편의점에서 낫을 들고 물품을 빼앗은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3일 경찰청 유튜브 채널과 뉴시스에 따르면 울산 북부경찰서는 30대 남성 A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지난달 29일 새벽 울산 북구 매곡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계산대 앞에서 바지춤에 숨겨놨던 '낫'을 꺼냈다. 그는 물건을 사는 척 흉기를 꺼내 편의점 직원을 위협하며 강도 행각을 벌였고 도시락과 담배, 진통제 등 1만5000원 상당의 물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이후 A씨는 직원에게 "10분 뒤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하며 경찰을 기다렸다. 약 4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편의점 밖에 서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그는 경찰관을 기다린 듯 다시 허리춤에서 낫을 꺼내 들고 순찰차를 향해 다가왔다.
흉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들고 대치하자 A씨는 이를 발견하고는 길가에 낫을 던졌다. 그는 곧바로 등을 돌린 후 자신에게 수갑을 채우라는 듯 두 팔을 뒤로 뻗으며 체포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낫을 현장에서 압수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A씨는 노숙 생활 중 '교도소에 들어가면 굶주림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한 달여 전에도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여러 차례 음식물 등을 훔쳤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그가 범죄를 시인한 점과 도주 우려가 적다는 점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현재 A씨는 검찰에서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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