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모펀드가 한국거래소에 상장되면 위축되고 있는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낮은 비용과 높은 거래 편의성으로 ETF(상장지수펀드)가 각광받고 있는만큼 상장 공모펀드(가칭:X-클래스)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공모펀드의 상장클래스 신설을 통한 상장거래 서비스 관련 사업자로 자산운용사 24곳과 증권사 3곳, 수탁업자 6개사 등 34개사가 선정됐다.
교보악사자산운용, 다올자산운용, 더제이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브이아이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스팍스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IBK자산운용,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KB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현대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와 미래에셋증권, SK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한국증권금융, 홍콩상하이은행 서울지점, 한국거래소 등 6개 수탁업자가 대상이다.
운용사들이 기존에 운영 중인 일반 공모펀드를 상장클래스, X-클래스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투자자들이 직접 공모펀드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앞서 미국 주식시장에서 대형자산운용사인 뱅가드가 뮤추얼펀드를 상장해 효과를 본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공모펀드 기준 및 상장 기준 등 세부 사항 등을 논의해 결정하고 거래 시스템 등을 갖춰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국내 펀드 시장에서 주식 직접 거래 수요가 늘어나고 ETF가 인기를 끌면서 위축되고 있는 장외 공모펀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추진해 온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ETF를 제외한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은 56조5000억원으로 전년말 58조600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ETF 순자산 규모가 2022년말 7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말 121조원, 올 11월 164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한 것과 뚜렷하게 비교된다.
운용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공모펀드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공모펀드에 비해 판매보수와 수수료 등에서 유리하고 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직접 사고 팔면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하고 환매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서다. 아울러 기존 대표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상장하게 되면서 ETF에 비해 높은 유동성으로 활발한 거래도 가능할 전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번거로운 가입절차 등이 지적돼 온 공모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펀드 활성화의 핵심이 수익률인 만큼 공모펀드 직상장이 즉각적인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기존 공모펀드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판매사 눈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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