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함께 돌아온 '킹달러' 1410원 돌파…환율 1500원까지?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11.14 05:17

원/달러 환율 상승에 수입물가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
수출입물가,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3.10원 오른 1406.60원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트럼프발(發) '킹달러'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1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410원선도 넘겼다. 파죽지세를 보이는 달러화가 전세계 통화를 모두 짓눌렀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선을 웃도는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1500원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3.5원·오후3시30분) 대비 6.5원 오른 14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한때 1410.7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3시30분 종가는 1406.6원을 기록했다. 장중 1410원을 기록한 건 2022년 11월7일(1413.5원·고가) 이후 약 2년 만이다.

환율은 글로벌 강달러가 끌어올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오후 3시 기준 106을 돌파하며 강세다. 달러화지수가 106을 넘은 건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초 시장 전망과 달리 달러 강세는 더 거세게 나타났다. 트럼프발(發) 달러 강세에 유럽 경기 둔화,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달러를 약세로 돌려세울 재료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와 엔화, 유로화 등 달러 독주를 막아 세울 통화도 마땅찮다. 영국의 실업률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고 독일의 정치 불확실성으로 유로화도 약세다.

엔화도 일본의 '여소야대' 의회가 구성된 상황에서 강세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위안화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시장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서 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달러 강세를 지탱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임기 이전 퇴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취임 이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천천히 내릴 경우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대내외 상황을 종합해볼 때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상단을 1500원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전까지 환율 상단은 1450원으로 보고 있고 취임 이후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충격이 온다면 1500원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 정점은 내년 상반기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지난달 수출입물가는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에 따르면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2%, 수출물가는 1.7% 각각 올랐다. 두 지수 모두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유 등 광산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지난 9월 배럴당 73.52달러에서 10월엔 74.94달러로 1.9% 올랐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61원으로 9월(1334.82원) 대비 2%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쇠고기(+2.3%) △원유(+3.9%) △유연탄(+6.4%) △나프타(+3.4%) 등이 전월 대비 수입물가 증가폭이 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 쪽에서 품목별로 몇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의 경영여건이나 가격 정책,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시기나 폭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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