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숙명·성신여대, 동덕여대 지지…이화여대는 '글쎄'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11.13 15:10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정문 앞에 남녀공학 전환을 규탄하는 문구들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동덕여자대학교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다른 여대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이화여대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연대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눈길을 끈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동덕여대 시위에 대한 일부 이화여대 학생들 의견이 담긴 글이 갈무리돼 확산했다. 해당 글은 '섣불리 동덕여대 시위에 연대하지 말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 이화여대생은 "타 여대학생들은 이대와 연대하면 이득 볼게 많지만 이대는 방패만 될 뿐이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동덕여대 사태에 이대가 끼면 이 사건은 모두 이대의 일로 될 수 있다.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연대하려면 개인적으로 해라", "학교 이름 드러내고 동덕여대 돕는 거 자제하자" 등 의견이 올라왔다.

실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동덕여대 갈등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덕성여대·숙명여대 등 다른 여대가 연대를 외치는 것과 상반된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본관 앞에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벗어놓은 학교 점퍼가 놓여져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8일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지난 11일부터 강도 높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교 점거와 수업 거부 등을 비롯해 바닥에 각종 페인트로 '공학 반대' 문구를 적었다. 또 교정 바닥에는 항의 표시로 학생들이 벗어둔 수백개의 '과 잠바'가 놓이기도 했다.

공학 전환 시위는 다른 여대로도 번졌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동덕여대와 연대를 선언하고 "여대의 존립 이유를 해치는 남성 재학생 수용을 중단하라"고 했다. 성신여대 캠퍼스 곳곳에는 '성신여대 건학이념은 여성 지도자 양성이다', '여성 외 출입 금지' 등 항의성 문구가 붙었다. 또 도보나 벽에 래커 스프레이를 칠하기도 했다.

덕성여대 제40대 총학생회 '파도'는 지난 12일 "최근 동덕여대에서 공학으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이 논의가 재학생들의 동의 없이 또한 총학생회조차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생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지 않는 동덕여대 대학 본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공학 전환 논의를 즉각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우리는 이 사회의 여성만을 위한 공간인 모든 여자대학과 연대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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