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학생 증가세지만 이중언어교육 부족...제2외국어교육 필요"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 2024.11.13 14:14

[외국인력 컨퍼런스] 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 "사회한국어·이중언어수학 등 과목 도입"

성상환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 교수가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100만 외국인력, 우리 옆 다른 우리' 저출생·고령화 시대 인적자원 컨퍼런스에서 '다문화가정 안정적 정착을 위한 자녀교육'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외국인력의 국내 정착이 늘며 다문화학생도 매년 증가세인 가운데, 현장에선 여전히 이들에 대한 이중언어교육 지원과 적응 프로그램 등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100만 외국인력, 우리 옆 다른 우리-저출생·고령화 시대 인적자원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다문화교육은 이주배경을 가진 다문화학생을 미래의 인재로 양성하려는 관점에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의 교과차원에서도 체계적으로 지원해 줄 방안이 필요하지만, 아직 미비하다"고 짚었다.

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을 지낸 성 교수는 우선 현재 다문화학생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전했다. 그는 "이주부모의 미흡한 한국어 능력으로 자녀의 언어발달이 늦어지고, 결국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학업 부진과 같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들에 대한 지원 노력에도 교과과정과 관련한 이에 대한 인프라는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성 교수는 학교 제도적 차원에서 이중언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 연구팀의 '이중언어 환경조성사업 매뉴얼 개발 요구도 조사'에 따르면 결혼이민자의 94%는 자녀에게 이중언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한국인 배우자 중 86%도 이중언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 교수는 "수도권에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들이 밀집한 학교들의 경우 공교육과 제도적 차원에서 교육수요를 파악한 후 국제화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영어교육프로그램을 보강하는 것과 동시에 해당 학교의 수요에 기반한 제2외국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성 교수는 고교학점제를 중심으로 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다문화교육정책에 대한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하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게 된 만큼 다문화학생에 맞춰 사회한국어나 이중언어수학 등의 과목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초등학교 5~6학년까지 국어, 사회한국어, 이중언어수학 등의 과목에 대해 추가시간을 편성하고, 여름과 겨울방학엔 한국어 집중수업반을 운영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선 다문화교육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성 교수는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수요가 반영된 방향으로 다문화교육 정책이 시행되면 보다 선진화되고, 글로벌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데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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