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기업 매출, 코로나 이후 '첫 역성장'..."경제살리기 노력 필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24.11.13 11:54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서울 종로의 한 대로변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2024.7.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의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폭이 크게 떨어지는 등 성장세에 '노란불'이 켜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 814개사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증가했다. 이는 수출기업(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의 매출액이 같은 기간 13.6%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내수기업(수출 비중 50% 미만)의 매출액 증가율은 -1.9%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을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으로 나눠 분석하면, 수출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으나 내수부문이 2.4% 감소하며 전체 매출액 감소를 주도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제조업(-1.1%) 순이었다. 한경협은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소매업의 감소는 소비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기업도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 의존한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경협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수출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9%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2%에서 올 상반기 7.4%로 개선됐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 비중은 2023년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한경협은 "특히 내수기업은 올해 들어 매출액은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전체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취약기업) 비중은 올 상반기 44.7%를 기록, 2020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이 비중은 2021년 33.8%였으나 금리 상승기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증가, 2023년에는 42.8%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도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8.3%)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이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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