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위력을 맛본 트럼프 캠프도 이쪽에 집중했다. 공화당은 흑인, 라틴, 아시안계와 소통을 위해 세웠던 커뮤니티센터(협회사무소)를 폐쇄했다. 대신 X나 유튜브, 팟캐스트나 SNS 인플루언서 등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부분의 '트럼프 메시지'는 SNS를 통해 퍼졌다. 트럼프의 말은 편집을 거치며 정제된 메시지와 '숏츠(짧은 동영상)'로 변신했고, 그의 단점을 숨길 수 있었다.
덕분에 트럼프 후보는 지역별 선거유세 일정에 커뮤니티센터 방문을 넣을 필요가 없어졌다. 만일 트럼프가 4년, 8년 전처럼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오프라인 만남을 많이 가졌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횡설수설하거나 직설적인 표현 논란이 주기적으로 터지며 뉴스를 장식했을지도 모른다. 대신 올해 SNS 속 트럼프는 "내가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흑인을 위해 일하는 최고의 대통령"이라는 등의 메시지만 반복했다.
머스크는 풀뿌리 선거운동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먼저 트럼프가 싫어하던 사전 투표와 부재자 투표를 장려했다. 머스크는 선거 운동원들에게 "소극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을 식별해내라"고 주문한 뒤, 이들이 트럼프에 한 표를 줄 수 있도록 QR코드를 만들어 우편 투표 용지 신청을 유도했다.
CNN은 "머스크는 7개 주요 경합지에서 80만~100만 명의 '저선호도'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며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건 머스크의 집중 전략 덕분"이라고 짚었다. 세계 최대 부자인 그는 돈의 힘도 아끼지 않았다. 머스크가 경합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표현의 자유, 총기 소유 지지 청원에 서명한 사람들 중 하루 1명에게 100만달러(14억원) 주겠다며 이목을 끈 건 선거 운동의 대미를 달굴 하이라이트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는 16억달러(2조2000억원)를 썼는데, 머스크는 혼자서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를 '투자'했다. 트럼프는 당선 뒤 머스크에 정부 내에 역할을 맡기기로 했고, 머스크는 앞으로도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인 상태다. 이미 주가 상승 등으로 '투자' 규모를 훨씬 넘는 이익을 거둔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어떤 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득을 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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