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쯤 전 세계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약 40%가 전력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데이터전력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전력 공급업체의 용량 확장 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구 가트너는 2027년 데이터센터가 AI 서비스 최적화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은 연간 500TWh(테라와트시)로 2023년(195TWh) 대비 2.6배 수준이 될 것이라며 13일 이같이 밝혔다.
1TWh가 1000GWh(기가와트시)에 이른다. 1GW(기가와트)로 1시간 동안 일할 때의 에너지량을 나타낸다. 2022년 기준 서울시 전체 410만 가구의 전력 소비량이 4만8789GWh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서울 전체 가구 소비량의 10배를 훌쩍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는 얘기다.
밥 존슨(Bob Johnson)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신규 하이퍼스케일(초대형급)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성장은 끝없는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며 전력 공급업체의 용량확장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며 "이는 에너지 가용성을 저해하고 전력부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2026년부터는 생성형 AI와 다른 용도를 위한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뒷받침하는 LLM(거대언어모델)은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고 현재 LLM 학습과 구현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며 "하지만 송전, 배전 등 신규 인프라를 갖추고 발전 용량을 확보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전력 부족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머지 않아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과 생성형 AI의 성장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 가용성에 좌우될 것"이라며 "기업은 전력 부족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가트너는 전력 부족이 심화되면 전력 가격 상승, LLM 운영비용 증가 등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이 전력 비용 상승을 예측해 향후 계획을 점검하고 합리적 수준의 가격으로 데이터센터 서비스에 대한 장기 계약을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할 때도 상당한 비용 증가를 에상해 전력을 덜 소모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존슨 애널리스트는 "많은 전력 사용자들이 장기적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생산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전력 확보가 치열해지며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료는 크게 상승할 것이고 이같은 비용은 AI 및 생성형 AI 제품, 서비스 공급업체에도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발전소의 가동이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존슨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이 늘면 이산화탄소 뱇울량도 단기적으로 증가한다"며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고객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엄격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는 풍력·태양광이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일몰 이후 시간대 또는 바람이 불지 않는 시간대 등 전력 생산이 불가능한 시간이 불가피한 태양광·풍력은 항시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현재로서는 수력, 화석연료, 원자력 발전소만이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향후 나트륨 이온 배터리 등 향상된 배터리 저장장치, 소형 원자로 등 청정에너지와 같은 신기술이 등장하면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기업이 향후 몇 년간 데이터센터 요구사항과 전력 공급원을 고려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생성형 AI 앱을 개발할 때는 최소한의 컴퓨팅 성능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엣지컴퓨팅, SLM(소규모 언어모델)과 같은 대체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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