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14만 의사가 회원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임현택 회장의 탄핵을 계기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비대위원장 선거가 오늘(13일) 4파전으로 치러진다. 의협 새 회장을 뽑기 전까지 약 두 달간 의협 수장을 맡는 건데, 25학번 의대생을 뽑는 수능을 하루 앞두고 선발하는 만큼,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25학년도 의대증원책과 전공의·의대생 복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 의협에 따르면 전날 비대위원장 선거에△박형욱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가나다 순) 등 4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 후보 4인은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할 열쇠를 쥔 전공의·의대생들과의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지만, 의정갈등을 풀어가는 양상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박형욱(오른쪽부터), 이동욱, 주신구, 황규석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12.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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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전공의·의대생과 합의해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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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후보는 예방의학 전문의 겸 변호사로 현재 단국대 의대 교수다. 전날(12일)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박형욱 교수님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대의원회 단체대화방에 올리며 공개 지지했는데, 박형욱 후보는 이런 지지를 등에 업으며, 전공의와의 소통 면에서 자신감을 보인다.
박 후보는 비대위 내에서 '합의'를 기초한 의사결정 과정의 구조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선배 세대가 '라떼는'을 운운하고 그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발전할 수 없다"며 "비대위 운영에 있어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공백의 정부 책임론을 재강조하며 "정부는 '의료계가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멈추지 않을 거야'라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 의료 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박형욱 후보가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4.11.12.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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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투쟁 경험 발판 삼아 더 강력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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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후보(경기도의사회장)는 '투쟁형 비대위'를 지향한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10개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의료계 투쟁의 선봉에 서 있었다. 1000여명의 전공의·의대생들과 매주 시청 앞 광장에서 의료농단의 문제점을 국민과 정부에 알렸으며, 104일째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도 아스팔트 위에서 굴복하지 않고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일방적으로 출발했고, 수능도 다가왔다"며 투쟁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그가 이끄는 경기도의사회는 의대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8월 1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 현수막 투쟁을, 8월 5일부터 이태원광장에서 대통령 출근길 1인 피켓 시위를 릴레이로 진행해왔다. 그는 "절박한 상황에서 투쟁 없는 비대위는 있을 수 없다. 투쟁 없이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시도의사회 중 가장 먼저 전공의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의들을 지원했다는 점, 사직서 수리 소송 등의 각종 법률지원 및 경제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점도 어필하며 전공의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이동욱 후보가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4.11.12.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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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구 "협의체 철수시키고 전공의·의대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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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구 후보(대한병원의사협회장)는 지난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의사집단의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협의체엔 의사 중 대한의학회와 KAMC(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주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 등 미래 세대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참여는 무의미하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야당이 참여 안 한 여의정 협의체에 들어간 의료계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다시 한번 대전협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전체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협의체 참석을 철수시킬 것"이라며 "여기에 동의한다면 나를 지지해달라"고 간청했다. 20년 이상 의정 협상 등을 추진한 이력을 내세우기도 한 주 후보는 "정치적인 논의뿐 아니라 그동안 집행부에서 못해왔던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출마한 주신구 후보자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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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석 "정시전형 전, 내년도 의대증원 되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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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석 후보(서울시의사회장)는 "내년도 의대증원부터 막을 수 있다"며 실무형 비대위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비대위원장이 되면 가장 먼저 용산을 찾아가겠다며, "용산이 안되면 정부를, 안되면 여당을, 그마저도 안되면 야당을 찾아가서라도 날마다 국민에게 호소하겠다"는 행동 의지를 보였다. "12월1일 서울 시내 시위 장소도 잡았다"며 깜짝 발표도 했다.
그는 1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시모집 인원 확정 전까지 의대증원을 되돌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시 모집 합격자 등록 기간(12월16~18일)에 등록하지 않은 인원이 있을 것이고, 이 때문에 정시모집 인원을 확정하기까지 의대증원을 되돌릴 '막차'가 남아있다는 전략이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면 일주일 이내에 최고의결기구 멤버로 △전공의 대표 △의대생 대표 △대한의학회 대표 △의대 교수 대표 △의협 대의원회 대표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 대표 등 6인을 뽑아 의사집단의 하나 된 목소리를 만들어 정부에 제안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출마한 황규석 후보자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한편 의협 대의원회는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244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전자 투표를 실시한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얻은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후 8시20분부터 1시간 동안 득표율 1·2위를 기록한 후보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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