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지난 7월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돼,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폐장·간장·신장(좌, 우)·안구(좌, 우)를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렸다. 그의 가족은 이씨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마음의 위로를 얻고,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부산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동물병원에서 일을 할 때 눈이 안 보여 안락사해야 하는 강아지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데리고 와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었다.
이씨는 고객센터 상담사 등 다양한 일을 맡아 성실하게 근무해왔다. 늘 친절하고 적극적인 업무 태도에 팀장직으로 관리자 업무를 담당했다. 일을 처음 배우거나 육아휴직을 쉬고 돌아와 잘 적응하지 못한 직원들은 그런 이씨에게 "잘 챙겨줘서 고맙다"는 편지도 자주 건네기도 했다.
이씨의 어머니 이제순씨는 "올해 4월 치매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미정이가 쓰러지기 3일 전인 6월 28일에 첫째 딸이 아이를 낳았다"며 "이러한 정신 없는 상황에 생각지도 못한 딸과의 이별을 마주하게 돼 너무 슬프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미정아, 너를 이제 다시 볼 수는 없지만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어디선가 함께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하며 살게"라며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가족과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더 따뜻한 사회가 되길 희망하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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