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만 타이베이시 더 하워드 플라자 호텔 타이베이에서는 2024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회견에는 일본 나고야 반테린 돔에서 첫 경기를 치르는 일본과 호주를 제외한 4개 국가(한국,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쿠바)의 감독과 주장이 참석했다. 한국은 류중일(61) 감독과 주장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이 나섰다.
그런데 현지 기준 오후 5시에 시작할 예정이던 기자회견은 아무 예고도 없이 밀리면서 5시 10분경 시작됐다. 더 문제는 각 국의 취재진을 위한 통역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이다. 국제대회 기자회견은 영어가 가능한 사회자가 통역을 해주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날 진행자는 그러지 않았다. WBSC 관계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사회자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했다.
기자회견은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을 비롯한 내빈 소개로 시작됐다. 이후 대만야구협회와 타이베이시 고위관계자 소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들이 무대로 올라와 축사를 전했다. 그런데 이들은 지난해 개장한 타이베이돔에 대한 찬사만 늘어놓았고, 그 와중 통역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자신들의 잔치에 나머지 3개 국가가 들러리가 된 셈이었다.
이어 한국과 대만, 도미니카공화국과 쿠바의 사령탑과 주장이 무대에 올라왔다. 여기서도 문제가 생겼다. 참석한 기자들의 질문은 하나도 받지 않은 채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질문 하나만 받은 것이다. 류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 팀이 구성됐는데,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나', 송성문은 '대표팀 첫 발탁인데,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나'는 물음을 받았다.
그마저도 질문이 끝나자 기자회견이 황급하게 종료됐다. 이에 KBO 측에서 자리를 만들어 류 감독이 선발투수 예고와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와중에도 정하오쥐 대만 감독은 WBSC에 선발투수를 제출할 때까지 취재진에게 알려주지 않는 '연막작전'을 펼쳤다. 이미 린위민(21)이 유력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음에도 이를 뭉갠 것이다.
프리미어12는 이른바 '야구 월드컵'을 노리고 만든 대회다. WBSC 세계랭킹 12위 안의 강팀이 출전해 자웅을 겨루는 것을 노렸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비해 너무나도 준비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며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릴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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