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재선을 한 이 회장은 체육회 정관에 따라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해야 3선 도전이 가능했다. 스포츠공정위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이달 11일자로 직무정지가 된 이 회장에 대해 출마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열렸던 스포츠공정위 소위원회 심사에서도 이 회장에게 높은 통과점수를 부여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최근 한달 간의 조사 끝에 이 회장에 대해 부정채용과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 다수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경찰청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딸의 대학친구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훈련관리관으로 채용하도록 강요하고, 평창올림픽 당시 후원 받은 삼성 갤럭시휴대폰 등 고가의 후원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지인에게 후원을 요구해 받은 뒤 그 댓가로 요직에 앉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문체부 스포츠윤리센터도 지난해 대한테니스협회장 보궐선거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이 회장을 수사의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에서는 여야 위원들이 이 회장이 해외 출장을 핑계로 국회에 불출석한 것에 대해 성토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이에 동의하며 "국무조정실 점검단과 스포츠윤리센터 수사의뢰 관련 결과를 아직 공식적으로 받아보지 못했다"면서 "확인이 되면 직무를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세계올림픽개최도시연합(WUOC) 서밋 참가를 이유로 해외출장을 간 상태다. 지난달 24일 전북 남원 출장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 증인으로 소환된 날, 출장 일정을 잡아 불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체위에서는 상임위 의결로 고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중심으로 제기됐으나, 야당 문체위원들이 반대해 보류된 상황이다.
한편 김병철 현 스포츠공정위원장은 감사원에서 근무 후 법무법인 세종을 거쳐 체육회에서 이 회장 특별보좌역을 2년간 했다. 이후 2019년 5월부터 위원장 자리를 맡아왔다.
이와 관련해 김성하 체육회 노동조합위원장은 이 회장의 3선 도전 허용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한 뒤 "법조인이 많은 스포츠공정위에서 규정만으로 법리적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최근 상황을 보면 정성적 평가도 필요한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계속 나온다고 한다면 노조에서는 계속 반대 시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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