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MRO 수주 릴레이…'트럼프 효과'까지 더한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최민경 기자 | 2024.11.13 06:01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유콘'함/사진제공=한화오션
K-조선이 미국 특수에 올라탄다. '트럼프 러브콜'로 미국 해양방산 수요 확대가 예견된 가운데 이미 군함 MRO(유지·보수·정비)사업 수주가 잇따른다. 미국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확대도 기대된다.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한 조선업계가 추가로 더 강력한 성장 엔진을 장착하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12일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 함정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국 해군 측에 다시 인도한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MRO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세 달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조선업계에선 K-조선이 미국발 군함 특수를 누리기 위한 최적의 시점에 MRO 사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본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나란히 미국 함정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얻었다. 조선업 쇠퇴로 함정의 건조보다 퇴역이 더 빠른 미국 시장을 겨냥한 발빠른 대응이었다.

한화오션의 릴레이 수주로 이미 MRO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공언했다.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해군의 MRO 시장을 더욱 깊숙히 파고들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HD현대중공업도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할 내년부터 미국 MRO 사업에 본격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미국 해군의 MRO사업은 물론 앞으로 군함 건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 미국 함정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수요가 큰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군함 건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조선 경쟁력을 빌려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캐나다 등 미국 동맹국으로부터의 수요도 기대된다. 이와 관련, 이날 대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 캐나다의 앵거스 탑시 해군사령관은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잠수함 건조 시설과 생산 설비를 둘러봤다.

'트럼프 특수' 대응을 위해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는 20일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조선업계 영향 점검 간담회를 연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참여한다. 산업부는 조선업계 경영진을 만나 기업들이 원하는 정부 지원 방향, 관심 사안 등을 듣고 트럼프 2기 정부와의 '조선 협력'을 미리 준비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군함 MRO 사업 지원과 관련해선 방위사업청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기 위해 협의체를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과 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등의 부문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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