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기관 "유방암 수술 후 검사, 자주 받아도 생존율 큰 차이 없어"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11.12 10:27

[박정렬의 신의료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침윤성 유방암 4130명 분석
고강도 검사자, 저강도보다 특이 생존율 높지 않아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이하 PACEN)은 '유방암 환자의 원격 전이 발견을 위한 추적관찰 영상 검사의 최적화'를 주제로 한 임상적 가치평가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서 가장 흔한 암이지만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성적이 양호하다. 그러나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 일차 치료 후 재발의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추적관찰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제 임상 진료지침은 유방암 수술 후에는 전이 관련 증상이 없는 경우 컴퓨터단층촬영(CT), 뼈 스캔 등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추적관찰 영상 검사를 시행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재발에 대한 불안과 짧은 진료 시간, 낮은 의료수가 등 현실적인 이유로 보다 빈번한 검사가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이에 PACEN은 유방암을 보는 전문가들과 함께 '초기 유방암 환자에서 추적 관찰검사법의 최적화 연구'를 시행했다. 서울대병원 문형곤 교수를 연구 책임자로 선정하고 PACEN의 지원으로 2010~2011년 국내 12개 대학병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은 침윤성 유방암 환자 413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방암 수술 후 추적관찰 영상 검사(CT, 뼈 스캔 등)를 고강도로 수행한 환자군(고강도 검사군)이 저강도 검사군에 비해 원격 전이를 더 빨리 발견했다. 고강도와 저강도의 기준은 전체 검사 횟수 평균치보다 높은지 등을 참고했다. 다만, 두 군의 유방암 특이 생존율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방암 수술 후 고강도 추적관찰 영상 검사가 전이 발견에는 유리하지만, 생존율 개선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다.

연구자들은 "원격 전이를 빨리 발견하고자 고강도 추적관찰 영상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생존 이득 없이 방사선 노출 위험을 높이고, 검사 비용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환자의 병기, 조직학적 등급, 호르몬 수용체 종류 등 개별 임상적 특성과 증상에 기반한 맞춤형 추적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와 의료진이 상의해 검사전략을 수립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최적의 전이 추적관찰 검사법(검사 종류 및 시행 주기 등)에 대한 임상 진료지침을 개발하는 데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허대석 사업단장은 "항암치료 후 장기 생존하는 암 생존자가 약 200만 명에 이르고 이들은 암이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많은 추적 검사를 받으며 생활한다"며 "향후 다른 암에 대해서도 공익적 임상 연구를 확대해 암 생존자가 얼마나 자주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임상 진료지침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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