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8월 2.6%에서 2.5%로 전망치를 내린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0.3%포인트(p) 낮춰 잡았다. 민간소비를 비롯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단 판단에서다. 여기에 높았던 수출 증가세가 향후에는 조정될 것으로 보여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전망(2024년 하반기)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5%)보다 0.3%p 낮은 2.2%로 새로 제시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2.1%)보다 0.1%p 낮춰 잡았다.
KDI는 매년 4차례(2·5·8·11월)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앞서 지난 5월 전망에선 성장률을 당초 2.2%에서 2.6%로 상향했다. 하지만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분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0.2%)하자 지난 5월 전망치를 0.1%p 내렸다.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성장률 눈높이를 0.3%p 낮춰 잡은 것이다.
KDI 전망치는 정부(2.6%), 국제통화기금(2.5%), 경제협력개발기구(2.5%) 등보다 낮다. 한국은행 전망치(2.4%)보다 낮지만 한은 역시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하면서 최근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기존까진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을 우리 경제 성장 제약 요인으로 꼽았지만 '이번엔 수출증가세 조정'을 추가했다.
실제 지난 3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기 0.4%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5% 증가했지만 이 역시 올해 1분기(9.1%), 2분기(9%)보단 둔화한 흐름이다.
다만 KDI는 국민계정상 3분기 실질상품수출이 반도체 기저효과 및 자동차의 일시적 생산차질로 증가세가 일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성장률을 0.3%p 하향조정한 건 전적으로 내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KDI는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의 근거를 내수 부진에서 찾았다. 민간소비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미약한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하고 있단 설명이다.
이에 따라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1.3%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치(1.5%)보다 0.2%p 낮췄다.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0.4%)보다 감소폭(-1.8%)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기존 전망치(0.4%)를 웃도는 1.6%로 예상했다. 수출(물량 기준) 증가율은 7%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KDI는 미약한 내수 흐름이 물가상승률 둔화와 고용시장 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이에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p 낮은 2.3%로 하향 조정했다. 노동시장 역시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기존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KDI는 향후 위험요인으로 국제 통상 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꼽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미국 통상정책이 급격히 전환될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2025년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올해보다 낮은 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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